[연합시론] 정치권의 분출되는 대안들…의정갈등 '출구'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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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 대통령실이 '증원 불변'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는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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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 대통령실이 '증원 불변'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의료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30일로 예정됐던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 만찬도 추석 이후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만찬에서는 한 대표가 유예 제안을 대통령 앞에서 직접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대통령실은 증원 불변 재확인이나 만찬 연기는 한 대표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윤·한 갈등'이 또 불거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로 불협화음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응급실 비상 상황이 심화하는 점 등을 지적하며 대통령실에 대해 "거의 달나라 수준의 상황인식"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코로나 확진 이후 닷새 만에 업무에 복귀해 "유예를 심도 있게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 없다. 의료개혁은 한 치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며 용산과 공동보조를 취했다. 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지도부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는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 증원 규모의 10년간 분산 방안 등도 거론했다. 정치공학적 해석을 떠나 의정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는 한 대표나 이 대표의 언급, 자칫 증원을 유예했다가 의료개혁 동력 자체가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실 입장 모두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다만 지금은 의정갈등이 6개월 넘도록 지속하고 의료공백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우선 급한 것은 국민의 직접적, 잠재적 피해를 막고 불안을 더는 일이다. 그동안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던 정치권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여러 대안과 주장이 본격적으로 분출하는 것은 어쨌거나 반길 일이다. 이제부턴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증원의 방향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 규모나 방식에서는 열린 자세로 여러 갈래의 '출구' 논의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전공의 등의 대거 이탈로 '응급실 뺑뺑이' 등이 심각한데 전국보건의료노조마저 2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주요 사업장에서 교섭이 타결돼 다행이지만, 간호사와 전문기사까지 병실을 떠나면 의료 시스템은 회복 불능이다. 지칠 대로 지쳤겠으나, 환자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현장에 남길 당부한다. 정부는 추석 연휴에도 4천개 이상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는 등의 특별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응급''비상'인 의료체계에 또 '응급''비상'을 얹은 것이어서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전공의 등 의사 집단도 현실성 없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만 되뇔 것이 아니라 대화 테이블에서 주장을 최대한 관철해야 할 것이다. 출구 없는 치킨게임에 국민은 화병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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