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오해 푸세요" 신뢰회복 민관 총력전[다시 제주관광②]

우장호 기자 2024. 8. 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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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2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렌터카하우스에서 관광객들이 공항과 렌터카 회사를 오가는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4.07.28. woo1223@newsis.com


해외 관광지도가 급변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부추겼던 엔화 약세와 최근 난카이 대지진 우려로 '해외 여행 1번지'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미국 경제로 파생된 세계 증시 불안도 앤데믹 이후 쏟아진 해외 여행 발걸음을 막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 위기 타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계 삼겹살'로 촉발된 부정적 기류도 그간 자정 노력으로 상쇄된 측면도 크다. 국내외 관광객 1500만이라는 숫자는 이제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필사적 변화로 '다시 제주관광'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3회에 걸쳐 제주 관광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향후 과제 및 행정과 관광주체 등의 대응 태세,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관광 시장에 작은 훈풍이 불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크게 늘며 내국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총 917만133명이다. 전년동기 882만1601명에 비해 4.0% 늘어난 숫자다.

내국인 수는 789만3711명으로 전년대비 6.5% 감소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127만6422명으로 236.9%가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만8892명에 비하면 3~4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내국인 관광객 회복세도 돋보인다.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로 1월부터 -6.2% 감소세로 시작해 2월 -13.2%, 3월 -10.5% 등 눈에 띄게 줄었지만, 여름 성수기인 7월부터는 격차를 줄여 8월은 전년 수준까지 회복했다.

제주관광 신뢰 회복…'대혁신' 선포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시작된 부정적 이슈는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시점과 맞물려 제주 관광 이미지에 큰 상처를 남겼다. 관광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 '직격탄'으로 크게 흔들렸다.

신뢰 회복이 우선이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는 지난 5월29일 제주관광 혁신 선포식을 통해 '대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제주도지사 직속 제주관광비상대책위원회도 출범(6월24일), 1차 회의에서 제주관광 부정적 이미지 개선 방안 논의를 시작해 해수욕장 파라솔 대여요금 자발적 인하도 이끌어 냈다.

제주관광 대혁신 발표 후 누적 관광객 증가율 상승. (자료=제주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월에는 관광객 불편사항 원스톱 접수 및 처리로 여행 품질을 관리하는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도 문을 열었다. 센터 개소 23일 만에 총 130여건이 접수돼 신속대응팀 출동 등 즉각적인 민원대응에 나섰다.

관광업계도 '혁신'에 나섰다. 제주도는 6월 서울 강남에서 새로운 제주여행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제주와의 약속' 대국민 선포식도 가졌다.

'제주와의 약속'은 제주 관광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제주 관광을 구현하기 위해 관광 업계와 유관기관의 실천 약속 캠페인이다. 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와 제주관광협회가 공동 주관한다.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강도 높은 자정 노력으로 내국인 관광객 수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내국인 감소폭이 둔화하며 전체 관광객 수가 전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이미지 회복이 곧 '경쟁력'

변화는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해수욕장 개장 후 '바가지' 논란도 있었지만, 평상 대여 가격을 전년보다 '반값'으로 줄인 협재해수욕장 이용객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가족과 함께 물놀이에 나선 양현일(44·제주시)씨는 "평상 가격이 파라솔 대여비용과 별 차이가 없어서 올해는 널찍한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며 "아낀 비용으로 배달음식을 넉넉히 시켜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오영훈 제주지사가 2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렌터가하우스 안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버스조합과 법인택시조합, 개인택시조합, 전세버스조합, 렌터카조합, 제주도,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교통업 분야 제주와의 약속’ 실천 한마음 결의대회에 참석해 제주 교통업계 대표 및 종사자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7.28. woo1223@newsis.com

올여름 제주지역 해수욕장들은 파라솔과 평상 가격을 내렸다. 가격 인하에 동참한 곳은 금능, 협재, 곽지, 이호테우, 삼양, 함덕, 김녕, 월정, 신양섭지, 표선, 화순금모래 등 11개 지정해수욕장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천차만별이었던 해수욕장 파라솔 대여 요금을 종일 2만원으로 통일하고, 평상 가격도 기존보다 50% 낮춰 들쭉날쭉한 대여요금으로 인한 관광객 불만을 최소화했다.

장성민 협재리 이장은 "가격을 인하한만큼 마을 수입은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이용객들이 만족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인하'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고물가·바가지' 오명을 벗고 정확한 물가 정보 제공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 관광 물가 지수 개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용역을 통해 제주관광 물가의 불안 품목을 진단하고 국내·외 관광지와의 비교 등으로 제주관광 물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공하고 안정화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달 29일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제주관광의 현재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응 중"이라며 "나 혼자 살아가는 제주가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라는 것을 함께 인식하게 했을 때 제주가 비로소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이미지 개선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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