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과한 '간호법'에 개혁신당 이주영 "간호사 깍두기법·상시동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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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벼랑 끝 응급의료, 그들은 왜 탈출하는가'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4.07.08.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간호사를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간호 영역의 독자성을 무너뜨리고 전문성을 폄훼하는 '간호사 깍두기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장 간호사, 특히 신규 혹은 저연차 간호사일수록 위험과 착취에 노출되는 '간호사 상시동원령'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소아응급의학 세부전문의로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로 근무했다.

이 의원은 "(여야가) 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주신 점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제대로 규정되지 않은 업무 영역과 보호 범위는 해당 직군을 반드시 법적 위험에 빠뜨린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저수가로 근근이 운영되는 대학병원에서 기준 없는 전담 간호사의 법제화는 일반 간호사들의 고용 안정성을 저해한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처우 개선은 더욱 요원해진다. 독립적 간호행위를 인정하는 협상이나 간호 개별 수가의 인상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사에 대한 법적 보호와 처우 개선을 원했다면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 '중환자실 필수 고용 비율 충원' '신규 간호사 교육에 대한 구체적 재원 조달' 법제화, 야간·순환 업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있어야 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령으로 사실상 간호사가 해야 하는 업무 영역이 확대된다. 이는 간호 영역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언제나 대체될 수 있다고 경시하는 것"이라며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간호법이 다뤄졌을 때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통해 수정안에 대한 다른 직역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는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7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재적 300인, 재석 290인, 찬성 283인, 반대 2인, 기권 5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이날 개혁신당 이준석, 이주영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2024.8.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어 "업무 영역이 일부 겹칠 수밖에 없는 의료 기사, 물리치료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은 앞으로 확대될 간호 업무 영역을 두고 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공백은 수시로, 도처에서 생기겠다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담간호사로 인력 구조가 대체될 빅5를 비롯한 대학병원은 머지않아 교육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전공의가 수련받고 싶어도 가르쳐줄 곳과 사람이 없는 암흑기가 도래할 것이다. 병원에 근무 중인 간호사를 포함한 현장 의료인은 이 법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아무도 수련받지 않음으로써 그 공백은 앞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중환자와 다음 세대의 전문의를 동시에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며 "정치의 잘못, 행정의 무능, 절차의 오류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겠다고 영원히 전문의 배출을 끊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간호법을 통과시켰다. 재석 290인 중 찬성 283인, 반대 2인, 기권 5인으로 가결됐다. 반대 2인은 이 의원과 같은 당의 이준석 의원이다.

간호법은 현재 의료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 양성, 근무환경 개선 등 내용을 별도 법률로 제정하는 내용이다. PA(진료지원) 간호사에 대한 법제화 규정을 담은 것이 핵심이다. PA 간호사는 현장에서 수술실 간호사 또는 임상전담간호사 등으로 불리는 이들로 외래·병동·중환자실·수술실 등에서 의사를 대신해 처방과 수술, 검사 등을 맡는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