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가 고향' 바다거북 처음 파도 만난 날…"또시 옵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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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역에서 다친 채 발견되거나 수족관에서 탄생한 멸종위기 바다거북들이 제주 바다에 안겼다.
28일 오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거북 산란이 여러 차례 확인된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9마리의 방류 행사가 열렸다.
바다거북 방류지인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999년, 2002년, 2004년, 2007년 등 4차례 바다거북 산란이 확인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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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 "하나, 둘, 셋, 건강하게 또시 옵서양(또 오세요)!"
우리 해역에서 다친 채 발견되거나 수족관에서 탄생한 멸종위기 바다거북들이 제주 바다에 안겼다.
28일 오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거북 산란이 여러 차례 확인된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9마리의 방류 행사가 열렸다.
방류는 바다거북 습성을 감안해 모래사장에 놓아주면 스스로 바다까지 기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해양수산부 인공증식 사업으로 탄생한 매부리바다거북 4마리와 푸른바다거북 1마리가 모래사장을 밟았다. 다섯마리 모두 2017년과 2019년 사이 태어난 개체들이다.
탄생 후 줄곧 해수 환경에서 생활했지만, 실제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에는 처음 발을 디딘 거북들은 낯선 듯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사실상 부모님 격인 아쿠아플라넷 여수 직원들은 거북들의 방향을 조정해주고, 등을 조심스레 밀어주며 새출발을 응원하기도 했다.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에 서서 망설이는 듯하던 어린 거북들은 물에 닿자 가야할 곳을 아는 듯 멀리 사라져갔다.
'동생'들이 먼저 떠난 후엔 야생에서 구조돼 바다로 돌아갈 만큼 건강하게 치료받은 붉은바다거북 3마리, 푸른바다거북 1마리가 출발했다.
제10호 태풍 '산산' 북상에 모래사장으로 거센 파도가 들이닥쳤지만, 거북들은 오랜만에 만난 바닷물이 반가운 듯 익숙하게 먼바다로 헤엄쳐 나갔다.
귀향하는 바다거북을 보기 위해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은 웃는 얼굴로 바다거북의 안녕을 빌었다.
사람들은 물가에 도착한 거북이 빠르게 헤엄쳐 시야에서 사라질 때마다 "조심히 가", "건강하게 지내"라며 인사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날 방류된 거북 등에 부착한 위성추적장치로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서식 특성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바다거북 방류지인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999년, 2002년, 2004년, 2007년 등 4차례 바다거북 산란이 확인된 곳이다. 또 주변 해역에 폐그물이 적어 사고 위험성이 낮고, 주 서식지인 태평양으로 이동하기도 쉬워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해수부는 고향으로 돌아와 산란하는 바다거북의 특성을 고려해 2017년부터 이곳에서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은 연안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산란지가 줄어들면서 7종 모두 멸종위기목록에 등재돼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2007년 중문해수욕장을 마지막으로 17년간 바다거북 산란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수부는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붉은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올리브바다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포획·유통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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