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광복절 기미가요, 일반인 알기 어려워…편곡해서 써”

심우삼 기자 2024. 8.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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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틀어 거센 비판을 받았던 한국방송(KBS)이 시청자에 재차 사과하면서도 "기미가요의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을 내놨다.

한국방송은 27일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습니다'란 제목의 시청자 청원에 단 답변에서 "(나비부인을 작곡한) 푸치니는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미가요의 원곡을 변형해 사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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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한국방송(KBS) 1티브이(TV)에서 방영된 ‘KBS 중계석’의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 장면. 한국방송 방송 화면 갈무리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틀어 거센 비판을 받았던 한국방송(KBS)이 시청자에 재차 사과하면서도 “기미가요의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을 내놨다.

한국방송은 27일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습니다’란 제목의 시청자 청원에 단 답변에서 “(나비부인을 작곡한) 푸치니는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미가요의 원곡을 변형해 사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방송에 기미가요 원곡이 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주장한 것이다.

30일 안에 1000명이 동의한 시청자 청원은 한국방송이 반드시 답변을 해야 한다. 지난 15일 광복절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28일 오후 3시 기준 1만6933명의 동의를 받았다.

앞서 한국방송은 광복절 당일 ‘KBS중계석’에서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일본 배경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뒤 비판이 쏟아지자 공식 사과하고 추가 방영을 중단한 바 있다.

한국방송은 오페라 내용을 세세히 언급하며 “나비부인 방송을 통해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방송은 “나비부인의 시대적 배경은 서구 열강이 19세기 후반에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키면서 게이샤들을 상대로 한 국제결혼이 사회문제화됐던 시기”라며 “이 오페라는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현지처가 된 게이샤가 결국 자식까지 빼앗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의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비부인’이 광복절에 방영된 경위에 대해서도 밝혔다. ‘나비부인’의 당초 편성일자는 7월31일이었지만, 2024 파리올림픽 중계로 방송이 결방되면서 광복절로 방영일이 밀렸다는 게 한국방송의 설명이다. 또 ‘KBS중계석’은 순수 공연물을 그대로 녹화 방송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제작진에게 심의 권한을 위임해왔는데, 담당 피디(PD)가 앞서 안식년에 돌입하면서 사전 조율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방송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채 광복절에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3·1절, 6·25, 광복절, 한글날, 설날 및 추석 등 계기성 있는 시기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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