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중국발 징계 리스크’에 대표팀 불발…영구 제명이면 ‘없는 살림’ 수원FC 상위권 경쟁도 빨간 불

박효재 기자 2024. 8. 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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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손준호가 18일 울산 HD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던 손준호에게 다시 한번 ‘중국발 리스크’가 그림자를 드리웠다. 중국축구협회(CFA)가 손준호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대표팀 복귀는 물론 K리그 출전까지 불투명해졌다. 주축 선수 이탈에도 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FC의 남은 시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9월 A매치 명단 발표 당시 손준호를 제외하면서 ‘리스크’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이 리스크는 바로 CFA의 징계였다. CFA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징계는 선수 영구 제명이다. FIFA도 이 징계가 정당하다고 결론 내리면 손준호는 대표팀 복귀는 물론, K리그에서 뛰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CFA의 징계 절차 착수는 최근 중국 축구계의 ‘부패 척결’ 움직임과 관련이 깊다. 리티에 전 중국대표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는 등 중국 정부는 축구계 비리 척결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 손준호 역시 당시 산둥 타이산 소속으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CFA는 관련자들의 법적 처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손준호에 대한 징계도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는 6월 K리그 복귀 후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대표팀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풀타임 수준으로 출전 시간을 늘린 그는 지난 18일 울산 HD와의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중거리 슛으로 1400여 일 만에 K리그 복귀 골까지 터뜨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고민이 많은 홍명보호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CFA의 징계 절차 착수에 발목을 잡혔다. 대한축구협회는 CFA에 징계 관련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손준호의 징계 가능성은 수원FC에도 큰 타격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이스 이승우, 수비 핵심 권경원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김은중 감독의 구상에 있었던 전역자 이영준은 그라스호퍼(스위스), 박민규는 콘사도레 삿포로(일본)로 떠났다. 반면 영입은 전북 현대에서 데려 온 한교원, 정민기와 알바니아 출신 소타에 그쳤다. 손준호를 제외하면 나간 주축 전력 대비 미미한 전력보강이다.

수원FC는 손준호마저 잃게 된다면 상위 스플릿 진입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 수원FC는 울산전에서 연패를 끊고, 지난 25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5-0 대승을 거두며 3위까지 올랐다. 공수 양면에서 활약 중인 손준호의 경기력 상승세와 맞물린 결과다.

수원FC 구단은 손준호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다는 입장이다. 김은중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손준호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지금 우리 팀은 누가 빠져도 힘든 상황이다. 계속 힘들게 해왔는데 그렇게 되리라고까지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호 단장은 “FIFA가 어떻게든 선수 활동을 하게 만들 것이다. 법적으로 보자면 형사가 아니라 민사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손준호에게 직접 구체적인 혐의, 유무죄 여부를 확인했느냐는 말에는 “선수가 말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그렇다면 CFA가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주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해가 안 된다”며 무죄를 확신했다.

손준호에게 적용됐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해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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