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로 튄 가자전쟁 불똥…전쟁 비판 피아니스트 공연 취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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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에서 신(新) '문화 전쟁'으로 번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을 둘러싼 논란이 클래식계로도 번지며 호주의 한 교향악단이 '쑥대밭'이 되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튿날 길럼의 독주회를 주최한 멜버른 교향악단은 며칠 뒤에 예정되어 있던 길럼과의 협연을 취소하고, 공연 프로그램을 다른 교향곡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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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운영진 갈등에 사장 떠나고 외부감사까지…악단 '쑥대밭'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 등에서 신(新) '문화 전쟁'으로 번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을 둘러싼 논란이 클래식계로도 번지며 호주의 한 교향악단이 '쑥대밭'이 되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호주계 영국인 피아니스트 제이슨 길럼(38)은 지난 12일 호주 멜버른에서 가진 독주회에서 당초 연주 프로그램에는 없던 작곡가 코너 디네토가 쓴 '목격자'(Witness)를 무대에 올렸다.
그는 연주에 앞서 이 곡이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기자들을 위해 쓰인 곡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10개월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기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자를 살해하는 것은 국제법상 전쟁범죄"라며 "이는 (기자들이) 전쟁 범죄를 기록하고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길럼의 독주회를 주최한 멜버른 교향악단은 며칠 뒤에 예정되어 있던 길럼과의 협연을 취소하고, 공연 프로그램을 다른 교향곡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멜버른 교향악단 측은 관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길럼이 피아노 독주회에 '개인적인 정치적 견해'를 개입시키는 '승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멜버른 교향악단은 즉시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호주의 클래식 팬들과 예술인, 언론인들은 악단의 조치를 비판하며 길럼이 무대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당사자인 길럼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매우 놀랐다"면서 "(악단 측의 조치가)과잉 반응으로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악단 측은 길럼과의 협연 취소는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사과 성명을 냈다. 협연 일정도 다시 잡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악단 측은 길럼과의 협연이 예정됐던 날의 일정을 '안전 우려'를 이유로 전면 취소했다. 이어 소피 갈레즈 대표이사의 사임을 발표하고, 이번 일에 대한 외부 전문 감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소속 연주자들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 불신임 투표까지 진행해 통과시켰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더 이상 현 경영진이 악단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호주 전역에서 큰 관심을 끌며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길럼이 공연장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은 부적절하며 반(反) 이스라엘 관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대편에선 악단 경영진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길럼은 NYT에 논란이 된 곡 '목격자'를 앞으로 호주 투어 공연에서 계속 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은 전부 200년 전의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번 작업으로 우리는 최신 이슈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공간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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