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샷 무드는 어디로”…‘의정→당정’ 갈등에 ‘위드후니-건사랑’도 신경전
위드후니 “韓 외롭게 말라더니 황당” vs 건사랑 “계속 이러면 비대위 가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의대 증원' 이슈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견을 보이며 '당정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 대표 팬덤인 '위드후니(한동훈 대표 팬카페)'와 '건사랑(김건희 여사 팬카페)' 지지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지층 분열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갈등의 책임 소재를 놓고 위드후니 측에선 윤 대통령을 겨냥해 "융통성 없고 답답하다", 건사랑 측에선 한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공들인 의료개혁에 훼방을 놓고 있다"며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만찬도 미룬 尹‧韓…尹측 "서로 상의해" vs 韓측 "연락 못 받아"
최근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기류는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28일 대통령실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한 대표를 비롯한 여당에서 일방적으로 의정갈등 중재안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집권여당 대표가 같이 발을 맞춰야할 정부의 기조를 일방적으로 흔드는 것에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불쾌한 기류가 흐른다"고 전했다.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일정이 순연되는 과정에선 일부 신경전이 감지됐다. 일단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재진에 만찬이 순연된 사실을 밝히며 "만찬 연기는 서로 상의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대표 측근인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만찬 연기와 관련해 "아직 (대통령실에서) 연락 받은 게 없다"고 말하며 다른 답을 내놓았다.
양측은 '당정 갈등으로 커지고 있다'는 정치권 해석에 대해 강력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회의를 가진 후 이 같은 질문을 받고 "국가의 최우선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논의와 어떤 것이 정답인지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韓 소신' 응원 릴레이 vs '尹 개혁' 기조 힘 싣기…지지층 분열?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 내외와 한 대표의 팬덤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기준 위드후니에는 회원들의 '한동훈 대표 소신 응원' 릴레이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한동훈의 의료개혁'이라고 칭하며 "한동훈은 국민 속에 있을 때가 가장 빛이 난다", "대통령실에 지금보다 더 세게 나가달라"며 한 대표의 발언 기사들을 수차례 공유했다.
특히 일부 회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회원은 지난달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러브샷' 일화를 거론하며 "한 대표를 외롭게 하지 말라고 그리 말하더니 지금은 무슨 상황이냐"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도 "일단 만나야 대화를 하지 (대통령은) 격노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답답하다" "국민들 생각은 안하는가. 아파도 병원 예약을 힘들게 겨우 하는데, 이런 한숨소리가 안 들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건사랑 회원들은 '의대 증원'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일부 회원들은 대통령실이 밝힌 공개 입장 보도 기사를 공유하며 "윤 대통령이 의사 카르텔을 부수고 의료개혁을 이루기 위해 거의 반년 넘게 싸우고 있다"며 "지금처럼 계속 소신을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한 대표를 향해선 "제발 집권당 대표답게 행동하라" "당정이 하나로 가야하는데 엇박자가 왠 말인가. 민주당 이재명에게 이용당할 것 같다" "여당 대표가 좌당 대표로 간 것인가. 한동훈은 쓸데없이 나대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회원들은 "계속 이렇게 나오면 취임 한 달 만에 한동훈 지도부를 엎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가 정부 기조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에 "(의대 증원 유예 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며 "의료 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건사랑 측에선 "추경호가 더 당대표 같다"고 치켜세운 반면, 위드후니 측에선 "지도부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권에선 팬덤 간 신경전까지 더해질 경우 내부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윤(親윤석열)계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한 대표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민주당에게 좋은 먹잇감만 되고 있다"며 "정부와 대립하는 것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지지층이 싸우고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로서 정책을 낼 때는 당정 간 소통을 비롯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0선 원외'로서 정치 경험이 부족한 한계가 드러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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