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부터 청소까지 모두 자동화 … 내년부터 로봇매장 가동"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8.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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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보우앤파트너스 회장
일식 프랜차이즈 '미소야' 성공
프리미엄형 '카소미야' 확대
"본사, 점주 이익 최우선 고려"

"외식업은 특히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요.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주방에서 일할 사람을 구할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죠. 내년부터는 사장님 한 명만 있으면 나머지는 로봇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매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일식 프랜차이즈 '미소야'를 운영하는 보우앤파트너스의 이진규 회장(72·사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60여 개의 미소야 메뉴 중 가장 인기가 높은 15개 정도의 메뉴를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것이 일차 목표"라며 "이르면 내년 직영점에 먼저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가맹점에도 확대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1983년 '장터국수'라는 한식 브랜드를 내놓으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1세대 사업가'다. 분식 브랜드 '참새방앗간', 냉면 브랜드 '통일면옥' 등을 거친 그는 2000년 일식 전문점 '미소야'를 성공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고급 음식으로 분류되던 일식을 가성비 좋은 식사로 대중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미소야는 현재 전국에 200여 곳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40년 넘는 사업 경력의 그가 '로봇 매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포화 상태에 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자동화 시스템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리라는 기대에서다. 보우앤파트너스는 지난달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인 NSP와 함께 인공지능(AI) 로봇 기반 '스마트 레스토랑'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서빙로봇이나 커피·치킨 등을 조리하는 단순 조리로봇은 곳곳에서 상용화돼 왔다. 미소야에서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식사를 마치고 나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로봇으로 자동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키오스크로 식사를 주문하면 조리로봇이 핵심 메뉴의 모든 조리를 알아서 하고, 서빙로봇이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식사를 마친 손님이 로봇을 호출하면 빈 그릇까지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식당 사장님 1명이 가게에서 로봇이 미처 하지 못하는 일을 보조하면서 별도의 직원을 둘 필요 없이 가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로봇이 조리하기 적합한 메뉴를 개발하고 동선을 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점주들이 첨단 로봇 기기를 선뜻 도입할 수 있을까. 이 회장은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로봇을 렌탈 개념으로 임대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며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로 비용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중인 로봇은 1000만원대인데, 렌탈을 적용하고 본사 및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 수백만 원대로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최근 '프리미엄형 미소야'인 '카소미야' 브랜드를 출시하고 매장을 늘리고 있다. 10대 학생들도 편하게 식사하고 갈 수 있는 가성비 식당인 미소야와 달리, 높은 품질의 요리를 원하는 이들에게 프리미엄 카츠 소바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70년 전통의 일본 장인과 함께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한 메밀소바와 국내산 등심·안심으로 만든 수제 돈가스가 대표 메뉴다. 카소미야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9월 처음 브랜드를 론칭해 엔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소야가 매장당 10~20평 크기의 비교적 작은 중저가 브랜드인 반면, 공간을 더 키워 가족·지인들과 함께 식사하기 좋은 브랜드가 카소미야"라며 "미소야를 처음 선보인 24년 전에 비해 소비자들의 경제·문화적 수준이 높아진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맹사업본부와 가맹점주들의 갈등이 잦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본사가 사업에 책임을 갖고 점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이 가맹점주들의 장기적인 이익 보장을 통한 상생이기 때문이다.

그는 "점포 재단장 등의 명목으로 인테리어, 간판 등을 교체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곳이 많은데 '업의 본질'이 외식사업이고 다른 요소들은 부차적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며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사명감과 철학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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