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안전결제 첫 도입…K중고거래 서비스 세계서 통할것"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8.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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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화 번개장터 공동대표
올 7월 일본 서비스 시작
각국 강한 카테고리 중심
국경 넘는 거래 늘어날것
상품 검수센터 2배 확대 등
중고거래 신뢰 꾸준히 높여
내년엔 흑자전환 가능할것
번개장터 오프라인 플리마켓에 고객들이 몰려 있다. 번개장터

번개장터가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국내 시장에서 10여 년간 확보한 중고거래 노하우를 일본을 비롯한 해외로 확대하는 것이다. 한국 구매자가 일본 판매자의 중고 의류를 사들이고, 해외 구매자는 K아이돌 굿즈를 비롯한 한국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하는 등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나드는) 중고거래 시대를 개척해보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최재화 번개장터 공동대표(39)는 "올해 7월부터 일본 최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와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손수건처럼 일본이 잘하는 아이템, 스타 굿즈와 같이 한국이 강점 있는 아이템 등 각 나라가 강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거래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진입 난도가 낮은 패션을 시작으로 카테고리를 넓혀갈 것"이라며 "향후 더 많은 해외 상품 카테고리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중고거래 서비스가 통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가 있다. 중고거래 시장의 불안 요소를 걷어내는 서비스를 선보였더니 즉각 고객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의 발달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신뢰할 만한 중고거래 체계를 소개하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안전결제 시스템이다. 번개장터는 올해 8월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최초로 100% 안전결제를 도입했다. 번개장터 안전결제는 제3의 금융기관이 결제 대금을 보관했다가 거래 완료 후 판매자에게 정산하는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기반의 거래 체계다.

2018년 6월 이후 판매자와 구매자 협의에 따라 쓸 수 있었던 서비스를 올해 8월 전체 거래로 확대한 이래 구매자와 판매자 쪽 모두에서 호응이 이어진 것이다. 지난 7월까지 4000명 수준이던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는 8월 들어 6000명으로 증가했다. 거래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고, 2주 내 판매 완료율도 2배 증가했다.

애초 일부 판매자 사이에서는 3.5% 수수료 때문에 반발이 생기기도 했지만, 최 대표는 결국 판매자도 안전결제를 선호할 것으로 봤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보단 중고물품을 신속하게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그는 "C2C(소비자 간 거래) 형태를 띠는 중고거래 마켓은 사용하던 물건을 판매하는 시장"이라며 "마진과 수익률이 중요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마켓과 다르게 판매율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재화 번개장터 공동대표. 이승환 기자

그는 중고거래 시장이 더 크기 위해선 '투명성' 외에 '상품의 질'을 담보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여전히 상당수 소비자가 중고거래 시장을 '레몬 마켓'(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시장)으로 여기기 때문에, 상품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검수센터를 2개로 늘리며 총 50명의 검수 전문가를 두게 된 이유다. 번개장터 검수센터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18단계의 검수 과정을 거치며, 엑스레이와 MRI를 이용한 비파괴 검수도 진행한다. 최 대표는 "근래 들어 가품이 정교해지면서 전문가가 눈으로 봐도 걸러내기 어려울 정도의 위조품이 나오고 있다"며 "번개장터는 과학 검수에 투자함으로써 사람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세우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정품 검수 서비스인 번개케어는 35~44세 남성이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난다"며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는 남성 고객들이 정품 확인 수요가 더 컸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 AB인베브, 구글 코리아 등에 몸담으며 다양한 업계를 경험했다. 번개장터에서는 2020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부임한 이후 2022년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중고거래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해볼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난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인재들과 일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전했다. 5년간 새 옷을 한 번도 사지 않은 기간이 있을 정도로 중고거래 마니아인 그는 국내 시장이 반드시 성장하리라고 관측한다.

"우리나라는 카페에 스마트폰을 두고 가도 안 훔쳐 갈 만큼 선량한 사람이 대다수잖아요. 그간 중고거래에 신뢰가 부족했던 건 몇몇 구멍을 통해 전문 조직이 사기를 쳤기 때문이죠. 중고거래 시장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5년 동안 고민하고, 안전결제 일원화 작업은 1년간 준비했습니다. 이런 방향성에 공감하는 유저들을 점점 더 많이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중고거래의 신뢰를 높여가면 내년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거예요."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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