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창의적 도시계획 위해 자치구 권한·책임 커져야”[민선 8기 출범 2주년]
1980년대 지어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양천구에서는 64개 구역에서 도시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모두 착공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가고 있다”며 “주민들도 속도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양천구청에서 만난 이 구청장은 취임 후 2년간 목동 13개·신월동 4개 등 단지 17곳이 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대해 “국토교통부에 끈질기게 요구한 건의안이 실현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소급적용하고 적정성 검토 의무를 구청장 판단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이 채택된 것이다.
그는 “20년간 풀지 못했던 목동 1~3단지 종상향도 개방 녹지로 해결하면서 재건축 사업들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했다. 이어 “제도는 해결됐지만 실제 운영과 인력 구조가 속도를 떨어뜨리는 점은 불만”이라고 전했다.
가령 서울시가 정비사업 심의 절차를 줄이려는 취지로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의 경우 “위원회 자문이 3차까지 이뤄지는 등 단계가 하나 더 생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재건축 추진의 실마리는 풀었지만 인건비·자재비 상승은 장기적 부담이다. 그는 “목동은 용적률이 135%에서 300%로 높아져 사업성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고분양 우려도 목동 지역은 문제가 아니지만 신월동은 상황이 다르기는 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사비·사업비 검증제도를 손본 데 이어 양천구도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 찾아가는 도시정비사업 컨설팅 등으로 공사비 조정 합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서울 도시계획에 필요한 요소로 자치구 차원의 책임 확대를 꼽았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주민 요구를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는 “도시정비, 공원·교통 등 도시 분야에서는 특별·광역시의 자치구가 광역단위 이하 시·군·구보다 권한이 적어 지역 여건에 맞는창의적인 도시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구청의 의견들이 빠른 속도로 통과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구청장은 “심의 과정에서 지역 의견이 무시되거나 혹은 정반대 결론이 나면 지역에 맞지 않는 결정으로 도시계획을 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예비타당성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동선 경전철을 포함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강북횡단선 등 서울 경전철 계획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타에서 줄탈락한 점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구도심과 강남 등 지하철역이 몇 개나 지나는 지역 사정과 양천구의 상황이 같을 수가 없다”며 “대중교통과 철도망이 다른데 같은 서울이라고 지역균형발전 점수가 0점인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목동선은 목동아파트 재건축 계획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인가 시기에 맞춰서 재추진하거나 재정사업에서 다시 민자로 터닝하는 방식을 검토할 방침이다.
인구가 감소 중인 서울 시내 경전철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안정적 출퇴근 교통 환경은 도로보다 철도가 필수”라며 “경제성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교통은 보편적 복지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