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총 120.5조' 현대차의 파격 투자…미래 모빌리티 '퍼스트 무버'
현대자동차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무버(선도자)' 지위를 굳히기 위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와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COO(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무뇨스 사장, GSO(Global Strategy Office)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기획재경본부장 이승조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 실행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 대비 10.1% 늘린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10년간 △R&D(연구개발)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이다.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현대 웨이는 크게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Hyundai Dynamic Capabilities) △모빌리티 게임체인저(Mobility Game Changer) △에너지 모빌라이저(Energy Mobilizer) 등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실행에 전체 투자액의 77%에 달하는 92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전동화 전환기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세대 하이브리드·EREV 모델 개발, 그리고 배터리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에는 22조1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차량의 인지-판단-제어를 일괄 수행하는 'End-to-End 딥러닝 모델'을 구현하고, 향후 주행 중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레벨 4까지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을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항목들을 플랫폼화해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앱티브와 함께 2020년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에는 5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동시에 수소 밸류 체인의 사업화를 위한 외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에 나선다. 현대차는 수소 사업 브랜드 'HTWO'를 내세워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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