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희비'…지정된 10곳 "지역·대학 동반성장 계기"

한무선 2024. 8. 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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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학교들 낙담속 일부 재도전…"특정지역 쏠림"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5년간 1천억원씩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결과가 28일 발표되자 대학들의 희비가 갈렸다.

선정된 학교들은 환영했지만, 이번에도 고배를 마신 대학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대학은 즉각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글로컬대학위원회 김중수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8.28 jjaeck9@yna.co.kr

대구·경북에선 경북대 등 4곳이 글로컬대학으로 최종 선정돼 크게 환호하는 분위기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수도권 중심의 기울어진 연구 생태계를 극복하고 대구시와 함께 청년 연구자가 지역 산업 발전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라고 반겼다.

대구한의대 변창훈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중심의 글로벌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기와 기회 속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 지역과 동반성장하는 혁신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광주보건대, 대전보건대와 연합해 사업 신청을 한 대구보건대 남성희 총장도 "초광역 연합을 기반으로 한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이 보건의료계열 전문 인재 양성에 있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남에서는 인제대가 단독으로, 국립창원대·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한국승강기대가 연합 형태로 각각 글로컬대학 지정 성과를 냈다.

지난해 본지정 탈락 후 두 번째 도전 만에 글로컬대학이 된 인제대 전민현 총장은 "지역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교육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에서 선정된 국립목포대는 친환경 무탄소 선박과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한 그린에너지산업 추진을 목표로 '글로벌 그린 해양산업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선도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원광보건대와 연합해 선정된 원광대 박성태 총장은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 비전 달성을 위해 두 대학이 서로 합심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했다.

지방대 소멸 위기 (CG) [연합뉴스TV 제공]

이처럼 선정된 대학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가운데 잇따라 고배를 마신 대학들은 낙담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탈락한 전남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남대는 교육부가 본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자 곧바로 간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다른 대학과 경쟁이 치열해 아쉽게도 본지정에 탈락한 것 같다"며 "탈락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내년에 다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전·충남에서는 예비지정된 6개 대학 중 대구보건대 등과 함께 연합한 대전보건대, 'K-국방산업 선도대학'을 내건 건양대를 제외하고는 이번에 모두 탈락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1차 사업에서는 한 대학도 배출하지 못했다.

탈락한 순천향대 관계자는 "지역과 대학이 동반성장하는 지역혁신과 교육혁신을 위해 지난해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아쉽지만 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등 내년을 위해 재정비하겠다"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특정 지역 대학 쏠림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전·충남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사업 선정에서도 특정 지역 대학 쏠림이 심해 교육마저 정치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의문이 있다는 것이 많은 대학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산업구조 변화 등 지역과 지역 대학이 처한 공동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결국 죽으라는 사형선고와도 같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이날 경북대 등 대학 또는 연합체 10곳이 2024년 글로컬대학 사업 대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혁신과 대학-지역 간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이끌 30개 안팎의 비수도권 대학을 선정해 5년간 각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먼저 10곳이 선정됐다.

(나보배 김소연 이정훈 형민우 김용태 신정훈 강태현 한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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