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기미가요 틀어 친일하겠다면 미친놈”

박채연 기자 2024. 8. 28. 15: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과방위 출석해 재차 사과
일제 치하 선조 국적 질문에는
“생각 깊이 안 해봤다” 답변
이승만 미화·역사 왜곡 다큐엔
“달나라 안 갔다는 시각도 존재”
박민 KBS 사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광복절 당일 KBS에서 기미가요가 방송된 것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야당 의원의 ‘일제강점기 선조 국적’ 질문엔 “생각 깊이 안 해봤다”고 답했다.

박 사장은 28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회계연도 KBS 결산심사에 출석했다. 야당 의원이 KBS ‘친일·극우 방송’ 논란에 대해 질타하자 박 사장은 “KBS 9시 뉴스를 통해 사죄했고 임원 회의에서도 사과했다”며 “기미가요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전체적인 작품의 주제와 말하고자 하는 것 등을 보면 그것을 틀어 친일하겠다고 하면 미친놈”이라고 했다.

KBS는 지난 15일 오전 0시부터 <KBS 중계석>에서 지난 6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을 녹화본을 방송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엔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미친 건가 싶다” “우리나라 방송 맞냐”는 항의가 올라왔다. KBS는 이날 입장문과 <KBS 뉴스9>를 통해 사과했고, 박 사장은 이튿날 임원회의에서 “부사장 주재의 태스크포스를 즉각 발족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며 재차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의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방송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자 박 사장은 “이유나 작품의 성격이 어떻든, 광복절 새벽에 변주된 기미가요와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며 “국민께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했다.

기미가요 방송 등을 비판한 시청자 청원에 KBS는 지난 27일 “사과드린다. 방송을 통해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기미가요는 변주돼 반주와 배경 음악 등으로 사용됐다. 관련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의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과방위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미가요 방송에 대해 비판하며 “일제강점기에 우리 선조들의 국적은 무엇이었냐. 그때는 나라가 뺏겼으니 일본이냐”라고 물으니 박 사장은 “생각 깊이 안 해봤다”고 답했다.

박민 KBS 사장(왼쪽)과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인 김태규 부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 당일 KBS에서 이승만 미화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을 빚은 ‘기적의 시작’이 방송된 것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기적의 시작’은 대한민국 건국일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한다. 동의하냐”고 묻자 박 사장은 “지금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 의원이 “본인 책임하에 방송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편성본부장이 한 것이다. 전 편성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현재 편성본부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다.

기적의 시작 방영 이유에 대한 질문엔 박 사장은 “확정된 사안이 아닌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서 국민이 판단하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제주 4·3이 좌익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단정하는 보도를 해도 되냐”고 질문하자 박 사장은 “그런 시각의 보도도 할 수 있다. (제주 4·3 사건 관련해) 법정기념일이 있지만 (보도) 가능하다. 달나라 갔다 왔는데도 안 갔다 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답했다.


☞ KBS 기미가요·태극기 오류·이승만 다큐에 “방송 역사상 가장 치욕적” 비판···KBS 사과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408161637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