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구현장 찾은 유상임…출연연 역할 강조하고 지원 약속
"출연연, 칸막이 낮추고 산학연 역량 결집 구심점돼야"
우수인재 특채·탄력적 연구비 등 자율 체계 구축키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연구현장 방문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기연·KIST)을 찾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역할을 강조하며 서로 ‘칸막이’를 낮추고 협력과 혁신을 당부했다.
정부는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를 ‘3대 게임체인저’와 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5년간 30조원 이상 재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앞서 유 장관도 취임사에서 3대 게임체인저의 글로벌 주도권 획득과 전략기술 선점을 강조한 바 있다. 유 장관은 출연연을 국가 핵심과제 선도기관으로 혁신하고 육성한다는 의지로 이날 과기연을 가장 먼저 찾았다.
유 장관은 이날 “필요한 인력을 제때 채용하고 석학 등 우수 인재에게는 그에 걸맞은 파격적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며, 기관이 출연금 연구비를 탄력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자율적인 기관 운영을 지원하는 출연연 맞춤형 운영 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가적 임무 수행을 위한 ‘글로벌 톱(TOP) 전략연구단’ 지원 강화를 꼽으며 “2025년에는 신규 선정 규모를 확대하고 국가전략성을 높이겠다”면서 “출연연 소속 청년 연구자들의 집단 연구를 지원하는 예산도 신설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날 과기연의 기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오상록 원장 등과 함께 ‘차세대반도체 연구소’ 현장을 살펴봤다. 특히 양자 컴퓨팅과 센싱, 반도체 기술 융합 등 과기연이 다양하게 연구를 수행 중인 양자 분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양자컴퓨터를 제조·가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큐비트가 핵심인데 이를 위해선 초전도체가 필수적이다. 현재 세계 각국이 상온 양자컴퓨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전도체·자성재료 분야 석학인 유 장관은 연구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3대 게임체인저 중 양자와 관련해 얼마나 준비가 됐느냐가 가정 걱정이 됐다”며 “(양자 분야는) 한국표준연구원만 생각했는데, 과기연에서 양자 연구가 상당히 의미 있는 규모로 출발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 논란에 대해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제가 취임 이전이라 손쓸 수 없었지만, 국회에서 (예산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기간이 있다”며 “그 기간을 이용해서 조금 더 (R&D) 예산을 가져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과기연 신진·중견 연구자들과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출연연을 연구원에게 매력적인 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유 장관은 출연연이 국가의 R&D 중추가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함께, 출연연 신진연구자의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신규 프로그램 추진 등을 약속했다.
과기연은 출연연 임무 중심의 R&D 모델인 ‘임무중심 연구소’를 지난달 출범시고 프로젝트 관리(PM) 제도를 신설했다. 현재 △AI·로봇연구소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청정수소융합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다음달부터 △기후·환경연구소 △천연물연구소를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총5개 임무중심 연구소에서 연구 주제, 수행 방식, 최종 목표를 차별화해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과 국민 삶의 질 향상 등 국가적 임무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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