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년간 120.5조 투자… “하이브리드 2배 확대, 전기차도 21개 투입”
현대차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톱 티어’ 도약을 선언했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기차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종을 7개에서 14개로 확대하고, 전기차도 21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현대차의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호세 무뇨스 사장, GSO(Global Strategy Office)본부장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기획재경본부장 이승조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현대차는 현대 웨이 전략 실행을 위해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 4000억원 대비 10.1% 늘어난 금액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제네시스 포함 555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시설을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까지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 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재무 전략도 발표했다.
현대차는 현대 웨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현대차의 핵심 역량을 의미하는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Hyundai Dynamic Capabilities)’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2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현대차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TMED-Ⅱ는 기존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켜 출력 및 연비 면에서 경쟁사 시스템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대폭 확대해 2028년에는 133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 대비 40%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글로벌 주요 거점의 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하이브리드 차종 투입을 통한 혼류생산 체제 도입과 부품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 5,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등의 전기차 이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두 번째 방안으로 주행거리연장차(EREV)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구동하지만, 엔진이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신규 파워시스템(PT/PE) 개발을 통해 2개의 모터로도 사륜구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현대차는 EREV에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주행 상품성을 적용하고 완충 시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등 EREV가 전동화 전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경제형 C급(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EREV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2030년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하겠다”라며 “과거부터 축적해 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현대차는 계속해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고, 전기차 시장을 리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인터뷰] 전고체 날개 단 CIS “캐즘으로 시간 벌어… 소재·장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美FDA 승인 받았는데 회사 꼼수에 주가 곤두박질”... 분노한 개미들, 최대주주된다
- [르포] “혈액 받고 제조, 36시간 안에 투여” 지씨셀 세포치료제 센터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④ 김성근 포스텍 총장 “문제풀이 숙련공 거부…370명 원석 뽑겠다”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