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배팅볼 투수 떴다… GOAT의 헌신, 마지막을 보내는 다른 방법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훈련이 한창이던 SSG에 이색적인 광경이 등장했다. 평소 타격 훈련과 전혀 다를 게 없었는데, 결정적으로 배팅볼을 던져주는 이가 달랐다.
이날 KIA의 선발은 좌완 양현종이다. 배팅볼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왼손이 던져주는 게 선수들에게는 더 나았다. 다만 왼손 배팅볼 투수를 찾기 어려운 건 10개 구단 모두 마찬가지다. 이에 SSG는 좌투인 조동화 코치가 열심히 배팅볼을 던졌다. 선수들의 타격 훈련이 평소보다 길어진 가운데 교대로 던져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추신수(42·SSG)가 자청하고 나섰다.
최근 오른 어깨 통증이 다시 심해져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있는 추신수는 뭐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지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에 캐치볼로 가볍게 어깨를 푼 추신수는 공을 잡고 힘차게 배팅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어색한 일이었지만 재능은 재능이었다. 몇 개를 던진 뒤로는 전문 배팅볼 투수 못지않은 기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배팅볼 투수는 타자가 잘 칠 수 있게끔 던져야 한다. 추신수가 영점을 잡자 SSG 후배들의 타구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잘 던진다”고 감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미국식이라 그런지 던지는 템포가 빠르다”고 웃어 보였다. 추신수는 한참이나 배팅볼을 던져주다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마쳤다. 팀의 최선임으로서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추신수의 의지가 잘 느껴졌다. 경기에는 나설 수 없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한국 야구가 낳은 역사상 최고 야구 선수로 뽑히는 추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마이너리그 경력을 빼고,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을 뛴 뒤 KBO리그에서 4년 차를 맞이하는 이 대선수의 마지막이다. 이제 정규시즌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추신수의 의지도 간절하게 불탄다. 오른 어깨를 다쳐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할 정도인 추신수는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수술을 받으면 시즌이 그대로 끝나기에 수술을 시즌 뒤로 미룬 채 주사 치료로 버티고 있다. 대단한 정신력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있다. 추신수는 27일까지 시즌 72경기에 나가 타율 0.293, 출루율 0.391을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과 거리가 있지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출루율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42살의 나이, 그리고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이겨내고 거둔 성과라는 점은 놀랍다. 몸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고,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지만 울분을 이겨내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숭용 SSG 감독도 그런 추신수의 헌신이 고마우면서도 안타깝다. 더 좋은 컨디션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이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한화전에서 슬라이딩을 한 게 있었는데 그 때문에 (어깨가) 더 안 좋아졌다고 하더라. 본인도 라스트댄스니 계속 하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어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신수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진짜 준비를 잘했다. 정말 잘해 가지고 왔는데 이게 본인이 지금 힘들어 하는 것은 준비를 너무나 잘하고 있는데 꼭 부상이 계속 발목을 잡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때부터 계속 부상을 안고 살았지만 자기는 좌절해 본 적이 없는데 올 시즌은 조금 버겁다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그래도 지금 잘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동료들이나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좋게, 멋있게 보내고 싶은 것이다. 성적이 좀 뒷받침 되면 제일 좋은 것이다. 일단 본인이 안 아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추신수는 언제든지 수비도 된다고 말한다. 언제든지 시합에 나갈 준비를 하는 친구다. 하지만 내가 계속 말린다. 내가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추신수는 추신수 다운 성적을 내야 추신수다’라고 나는 생각한다”면서 “타격하는 순간에 안 아플 때는 팔을 뻗고 좋은 슬롯이 나온다. 그런데 아프면 뻗어주는 게 아니라 당기는 게 보여요. 누가 봐도 힘들어 하는 게 보인다. 그게 참 감독으로서는 조금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인데 그래도 타율이나 출루율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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