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 가자 휴전을”…소아마비 백신 도착해도 접종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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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소아마비 확진 환자가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백신이 대거 전달됐지만 제때 접종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120만회 이상 접종 분량의 소아마비 백신이 가자지구에 도착했다.
전쟁 발발 전 가자지구 어린이들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았지만 압델 라흐만은 가족이 피란길에 오르는 바람에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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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소아마비 확진 환자가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백신이 대거 전달됐지만 제때 접종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은 백신 접종을 위한 1주일간의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95% 이상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면 대유행이 시작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120만회 이상 접종 분량의 소아마비 백신이 가자지구에 도착했다. 구호 단체들은 오는 31일부터 10살 미만 어린이 64만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남동쪽 케렘 샬롬 검문소를 통해 2만5000병 이상의 백신과 냉장 장비가 가자지구로 전달되는 데 협조했다. 하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종 진행을 위한 폭격 중단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테러 조직원을 추적한다는 이유로 이달에만 16차례 폭격 전 발동되는 대피명령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가자지구에서 두 차례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1주일 간의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도적 휴전 없이 대규모 백신 접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구호기구(UNRWA)의 고위 관리인 샘 로즈는 뉴욕타임스에 “쉼터, 진료소 및 학교에 백신을 전달하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부모와 아이들이 안전하게 구호 활동가들과 만날 수 있도록 인도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의 지역 대변인 조너선 크릭스도 가디언에 “전쟁이 진행 중인 지역에서 대규모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효과를 거두려면 가자지구의 어린이 중 최소 95%가 두 차례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한다. 빠르게 접종을 완료해야 바이러스가 퍼지거나 변이되는 걸 막을 수 있다. 한국에서 소아마비 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세차례 기본 접종 그리고 만 4~6살 1차례 추가 접종을 하도록 권고된다. 유니세프의 크릭스는 “백신 접종 계획은 반드시 5일에서 7일 내에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태어난 5만명 이상의 아이들 대부분이 소아마비 백신을 전혀 맞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직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생후 10개월 된 압델 라흐만 아부 알제디안이 소아마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25년 만에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첫 소아마비 확진 사례다. 전쟁 발발 전 가자지구 어린이들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았지만 압델 라흐만은 가족이 피란길에 오르는 바람에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자지구 내 마비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두 명 더 있으며, 이들의 대변 표본을 요르단의 연구소로 보내 최종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수백명이 증상은 없지만 소아마비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하수와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5살 미만 어린이가 주로 걸리지만 성인도 걸릴 수 있다. 영구적인 근육 손상, 마비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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