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 실적 기대 이하”…부동산신탁사 14곳, 순손실 2467억원 눈덩이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8. 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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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사들의 수주와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탁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지는 8곳, 수주액은 55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신탁사 정비사업 수주액이 23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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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2중고’에 신규 개발 감소
정비사업 수주·영업익 ‘동반 하락’
서울 강북의 한 재건축 현장 모습 [이충우 기자]
부동산 신탁사들의 수주와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규 개발사업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에 따라 사업 중단 리스크에 대비한 충당금 규모를 올해 대폭 늘려야 하는 점도 경영 악화의 또다른 원으로 지목된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신탁사 14곳은 24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2606억원의 이익을 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1년 사이 신탁사들의 영업 환경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다수 신탁사들의 순이익도 하락했다. 상반기 14곳의 부동산 신탁사 중 코람코자산신탁·한국토지신탁을 제외한 12곳의 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교보자산신탁과 신한자산신탁은 올 상반기 각각 727억원, 17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신탁사는 지난해 43억원과 38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탁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지는 8곳, 수주액은 55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신탁사 정비사업 수주액이 23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에 주택 미분양까지 늘면서 신탁사의 주요 먹거리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 실적도 덩달아 크게 감소했다”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눈에 띄게 줄었고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신탁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하는 등 이래저래 신탁업계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8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에서 PF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들도 또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책임준공형 신탁이란 신탁사가 책임지고 공사를 마치겠다고 PF 대주단에 확약하는 신탁 방식을 말한다. 시공사(건설사) 부도나 준공 지연 등으로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를 신탁사가 책임지는 구조다.

3년 전 부동산 호황기 시절 신탁사는 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금융사 등 PF 대주단으로부터 받기 위해 이 방식의 계약을 다수 체결했다. 그런데, 올해 책임준공 기한이 도래하는 곳이 늘어나며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신탁사들은 사업 차질에 대한 대응책으로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충당금 규모를 늘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당분간 부동산 신탁업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이 저조한 상황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마땅한 수익성 제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길게보면 주택 정비사업 등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공사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단기간에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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