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 없던 ‘선업튀’ 신드롬 비결, 변우석 김혜윤 그리고… (BCWW 2024)[종합]

하지원 2024. 8. 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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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tvN 제공
왼쪽부터 정덕현 문화평론가, 박순태 본팩토리 기획이사, 손정욱 글로벌OTT 라쿠텐비키 콘텐츠 구매&파트너십 팀장, 김도현 CJ ENM 해외콘텐츠사업팀장
왼쪽부터 변우석 김혜윤/tvN 제공

[뉴스엔 글 하지원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무엇이 변우석 김혜윤의 '선재 업고 튀어'를 글로벌 드라마로 만들었을까.

8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BroadCast WorldWide/이하 BCWW)' 트렌드세션 '선재 업고 튀어!'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덕현 문화평론가, 박순태 본팩토리 기획이사, 손정욱 글로벌OTT 라쿠텐비키 콘텐츠 구매&파트너십 팀장, 김도현 CJ ENM 해외콘텐츠사업팀장이 참석해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글로벌 흥행을 보증했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선재 업고 튀어'는 지난 4월 8일부터 5월 28일까지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로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 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김빵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이 원작이다.

'선재 업고 튀어'는 훌륭한 각색과 연출 및 김혜윤과 변우석을 비롯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3~5% 대의 높지 않은 시청률이었지만 방영기간 내내 뜨거운 화제성과 인기를 자랑했다.

이날 김도현 팀장은 "제가 하는 일이 CJ ENM 콘텐츠를 해외 플랫폼, 고객사에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선재 업고 튀어' 같이 유통하는 콘텐츠가 각 국가에서 너무 잘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이런 기회가 매번 있지는 않다"며 각별한 소회를 털어놨다.

정덕현 평론가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가 결합된 작품이다. 드라마면서 K팝적인 요소까지 더해져서 K콘텐츠 대부분 요소를 갖고 있다. 이런 여러 요소를 결합하는 제작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제작방식 변화도 있을 것 같다. 콘텐츠 적인 측면에서 어떤 점들이 매력으로 작용했는지"라고 물었다.

이에 박순태 이사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이 세계 최고 시청자 수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미없는 콘텐츠에 대해선 냉담하다. 그런 시청자들이 '선재 업고 튀어'를 상반기 가장 많이 사랑해주셨다. 그 이야기는 제작방식, 노하우나 이런 것들이 아직까지는 시청자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이 아닐까"라며 "가장 큰 변화는 거대 스튜디오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 톱크리에이터나 톱배우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스튜디오드래곤처럼 신선한 배우 작가 감독들을 발굴하고 거기에 검증된 원작 IP를 접목함으로써 글로벌 트렌드나 시청자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역량이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많이 높아져있고 거기에 스튜디오 시스템 같은 체계화된 것들이 들어와 있는 것이 글로벌 성공 비결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선재 업고 튀어'는 다양한 OTT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는 라쿠텐 비키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손정욱 팀장은 "좋은 콘텐츠가 최적의 플랫폼에 와서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라쿠텐비키는 아시아를 제외한 시장에 아시아 콘텐츠를, 그중에서도 한국드라마 위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우리보다 더 큰 규모의 OTT랑 비교하면 그 플랫폼에선 아무래도 오리지널 콘텐츠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선재 업고 튀어' 같은 콘텐츠가 조명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한국 콘텐츠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번에 출시가 되는 게 아니라 각 시장 또는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패턴도 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서 라쿠텐 비키는 '선재 업고 튀어'가 전략 콘텐츠였다. 전사적으로 마케팅 역량에 집중해서 홍보하고 싶었다. CJ ENM에서 방송 계획을 알려준 시점부터 작품을 어떻게 알리고 시청자에게 다가갈지 홍보마케팅을 했다. 덕분에 한국 동시 방영에 가깝게 이 콘텐츠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 또 라쿠텐 비키에는 커뮤니티 기능이 있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리뷰를 올릴 수 있는데 이런 기능을 통해서도 입소문 효과를 내고 '선재 업고 튀어'가 많은 인기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재 업고 튀어'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이러한 작품이 K콘텐츠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해질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됐다.

박순태 이사는 "원작 IP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건 검증된 소재나 캐릭터를 기반으로 기획이나 제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더 나아가 그 원작이 팬덤까지 형성돼 있다면 편성이나 판매, 캐스팅에서 여러 방면에서 선점을 할 수 있다. 단점으로 팬덤이 셀수록 드라마화 과정에서 원작자와 갈등,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캐스팅 과정에서 원작과 싱크로율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텍스트 매체를 영상으로 만든다는 건 현실적인 콘텐츠로 만드는 건데 그 과정에서 오는 공백들을 채워야 하는 고민들도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박 이사는 원작 IP와 드라마의 시너지는 계속될 거라고 봤다. 박 이사는 "능력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웹소설에 의지할 거고, 슈퍼 IP도 많이 탄생할 거라고 본다. 그런 IP들은 제작진이 놓치고 있거나 생각하지 못한 IP기 때문에, 원작 IP와 드라마 시너지는 앞으로 더 확장이 될 거고 확장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정 평론가는 "'선재 업고 튀어'는 케이팝요소가 더해져 있는 특징 때문인지 드라마에 생겨난 팬덤이 케이팝 팬덤처럼 결집력과 활동력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보이고 있다. 각종 SNS를 통해서 팬덤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며 "코어팬덤들이 힙을 결집시키며 입소문이 퍼지면서 보편적인 소비까지도 연결 짓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분들이 입소문을 내서 넘어가는 거다. 어떻게 보면 코어팬층이 콘텐츠를 확산시키거나 흔히 얘기하는 자발적인 덕질이라고 하는 참여를 시키는 부분들이 콘텐츠 확산에 중요할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박순태 이사는 "아직까지도 어안이 벙벙한 결과다. 나름의 의미를 찾아보면 '선재 업고 튀어'는 톱 작가나 크리에이터,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배우가 출연하지 않고도 글로벌 성과를 이룬 콘텐츠다. 그게 '선재 업고 튀어' 성공이 주는 가장 큰 의미고 가치다. 다 아시겠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서 '선재 업고 튀어'가 또 다른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도현 팀장은 "결론적으로는 좋은 스토리텔링이었다고 본다. 어찌 보면 비현실적이다. 키 크고 멋진 남자 둘이 오랫동안 지고지순하게 나만 바라보다가 연결이 되고, 한 명은 양보하며 아름답게 끝나는 스토리가 현실성을 떠나 시청자들이 원하는 스토리인 것 같다. 그걸 재미있게 찰지게 담은 제작진 노력이 이렇게 성공적인 드라마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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