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방치’ 제주 예래단지, 유원지 대신 도시개발 추진

지난 2015년 공정률 65%에서 멈춘 제주 서귀포시 예래도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지. 허호준 기자

지난 2015년 이후 9년째 유원지 개발사업이 중단된 제주 서귀포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이 도시개발사업으로 다시 추진된다.

사업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주와의 분쟁에 따른 소송 등으로 2015년 사업이 중단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애초 이 사업은 2005년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6대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JDC는 2007년 10월 기공식을 갖고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과 함께 예래동 해안 일대 74만4㎡의 터에 휴양·주거·레저기능을 하나로 묶어 대규모 단독형 주택과 빌라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 관광숙박 및 레저시설, 전문상가 등 조성사업에 들어갔으나 토지주와의 법정 다툼 끝에 2015년 좌초됐다.

이번 기본계획 수립은 오는 2026년 초까지 기존 유원지 개발사업 대신 도시개발사업으로 방식을 바꿔 도입 시설과 토지 이용계획을 구체화하고, 공정률 65%에서 중단된 단지 내 147개 동의 활용방안 모색과 공공성·사업 타당성 확보를 목표로 진행된다.

JDC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의 도시개발 형식을 벗어나기 위해 국제공모와 해외 기업설명회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토지 분쟁 해소를 위한 추가보상금 지급률은 10개월 만에 60%를 넘어섰다. JDC는 올해 안에 70% 달성을 목표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추가 보상금 지급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서귀포시 예래동 보상사무실 상시운영은 오는 31일 끝낸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이 9년 만에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적 수준의 제주의 랜드마크로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JDC는 2005년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뒤 2006년 8월 토지 소유주와 매수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주들이 거부하자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해 12만4516㎡의 토지를 강제 수용했다. 그러나 일부 토지주들이 토지 강제 수용이 무효라며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2015년 3월 대법원이 토지주들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그해 7월 공정률 65%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