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태극기 공방…조희연 “국수주의” 오세훈 “동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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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계획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맞붙었다.
조 교육감은 28일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김형재 국민의힘 시의원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대한 질의에 "국기에 대한 존중심이 2024년에 광화문에 100m 게양대로 표현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국가와 공동체가 정의롭게 운영된다는 믿음이 균열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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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계획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맞붙었다.
조 교육감은 28일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김형재 국민의힘 시의원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대한 질의에 “국기에 대한 존중심이 2024년에 광화문에 100m 게양대로 표현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국가와 공동체가 정의롭게 운영된다는 믿음이 균열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6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에스엔에스에 ‘낡은 국수주의’라며 비판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조형물은 특정한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2024년 서울에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이 있는 광화문에 거대한 국기 게양대를 세운다는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고 그 점에서 (에스엔에스에 글을 쓴 것은 조형물 설치에 대한) 경각심을 제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대한민국은 위대한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하지만 자만의 경계와 맞닿아있다”며 “예리한 감수성을 갖고 민족적 자부심이나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되 편협한 민족주의나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느냐가 2024년 한국의 도전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열린 세계시민형 민주시민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의 시정질문 이후 오 시장은 시정질문에서 조 교육감이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국수주의로 표현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오 시장은 “국수주의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영토에 그것도 가장 많은 대중이 방문하는 곳에 국기 게양대를 만드는 게 과연 국수주의인가 또 그것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세우는 것이 과도한 국수주의일까에 대해 많은 시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지난 10년 동안 교육 행정을 이끌어왔던 점 때문에 생기는 교육 현장의 혼란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날 박강산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서울시가 한 달간 진행한 광화문광장 조성에 관한 여론 수렴에 대해 “522건이라는 서울 시민여론 데이터로는 (서울시민을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 여론 수렴 방식이 찬반 의견을 묻는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적 의견을 담게 했다. 의견 내용에 대한 질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 등을 포함한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가 애국주의, 국가주의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비판 여론에 서울시는 지난 7월15일부터 한 달간 시 누리집을 통해 시민 의견 수렴을 진행한 뒤 지난 20일 유엔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국가상징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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