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소외국 돕는 자궁경부암 진단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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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연구진이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를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이창열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이학호 미국 하버드 의과대 교수팀과 함께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를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현장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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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연구진이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를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이창열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이학호 미국 하버드 의과대 교수팀과 함께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를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현장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HPV는 피부에 접촉해 감염되면 사마귀를 발생시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식기 점막이 감염되면 자궁 상피세포로 침입해 여러 단계의 종양 단계를 거친 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맞거나 바이러스를 조기에 검출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진단에는 일반적으로 세포검사, 아세트산 시각검사, 유전자증폭검사(PCR) 검사 등이 활용된다. 이같은 진단법은 전문 의료시설이 필요하거나 결과가 나오는 데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려 의료환경이 열악한 중·저소득 국가, 지역에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최근 검사에 필요한 설비 및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시스템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검사 보편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 기반의 핵산 검출 기술과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융합해 고감도로 표적 바이러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DNA 염기 부위를 잘라내고 원하는 염기로 교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토대로 진단 플랫폼을 개발해 휴대용 기기로 의료 현장에서 신속하게 HPV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만든 시스템은 한 번에 최대 12개의 시료를 35분 이내에 분석할 수 있다. 또 시스템에 쓰이는 진단 시약도 고형화해 현장 운송 및 보관이 쉽게 만들었다. 임상 시료 169개를 모두 정확히 분석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향후 열악한 의료환경에 처한 국가, 지역의 의료 소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HPV 진단의 보편화를 촉진해 그간 원인도 모른 채 자궁경부암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의료 소외계층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면서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실제 의료환경이 열악한 우간다와 가나에서 현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진단 플랫폼을 다양화 해 자궁경부암 이외의 다른 암 바이오마커 및 신종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진단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7월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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