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자유” 뉴라이트를 초등생 쓰는 앱에…학부모 반발

심우삼 기자 2024. 8. 28. 14: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자녀 용돈 관리 앱이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에서 '뉴라이트'를 미화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업체 쪽은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다.

28일 해당 앱을 사용하는 학부모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키즈 핀테크 업체 ㄱ사는 전날 '오늘의 뉴스'라는 이름의 콘텐츠에서 뉴라이트를 다뤘다.

논란이 된 콘텐츠는 "지난 광복절 전후로 뉴라이트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라며 "뉴라이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새로운 정치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업체 “깊이 반성”…뉴라이트 미화 논란 콘텐츠 삭제
한 키즈 핀테크 업체가 초등학생 등에게 제공한 뉴라이트 관련 콘텐츠. 학부모 제공

한 자녀 용돈 관리 앱이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에서 ‘뉴라이트’를 미화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업체 쪽은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다.

28일 해당 앱을 사용하는 학부모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키즈 핀테크 업체 ㄱ사는 전날 ‘오늘의 뉴스’라는 이름의 콘텐츠에서 뉴라이트를 다뤘다. ㄱ사는 체크카드와 연동되는 자녀 용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아이들을 위한 경제시사 콘텐츠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가입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 언론 보도를 보면, ㄱ사의 누적 가입자는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콘텐츠는 “지난 광복절 전후로 뉴라이트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라며 “뉴라이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새로운 정치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쉽게 말해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에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그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예를 들어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어떤 규칙을 지키라고 강요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국가가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작 최근 뉴라이트가 식민지 근대화론 등 극우적 역사관으로 비판받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어 편향적인 서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콘텐츠 말미에서 “뉴라이트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생각이 너무 개인주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고 언급하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적확한 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이날 한겨레에 “반공주의·기업 우선주의 등 한국 뉴라이트에 대한 학계 일반의 인식과도 거리가 있고 최근 논란이 되는 식민지 근대화론, 건국 논쟁 등 퇴행적 역사인식은 언급조차 하고 있지 않아 자칫 뉴라이트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한 키즈 핀테크 업체가 초등학생 등에게 제공한 뉴라이트 관련 콘텐츠. 학부모 제공

앱을 사용하는 학부모들도 “배경지식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뉴라이트에 대한 왜곡된 설명을 했다”고 우려했다. 한 학부모는 이날 한겨레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균형 있게 다뤄준 것도 아니고 긍정적으로 읽힐 만한 대목만 나열하고 말미에 ‘가려서 보라’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ㄱ사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콘텐츠를 삭제한 뒤 ‘디지털 기기 시차증’에 대한 콘텐츠를 새로 올렸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아이들이 무심결에 읽고 이런 생각에 동의할까 우려스럽다”는 취지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ㄱ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논란이 된 시사 뉴스와 관련해 민감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정치적 의도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뉴라이트) 정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에게 해당 시사 뉴스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해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 앱 내에 정중한 사과문을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