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 배우 최민식의 작심 비판에 억울해하는 극장 직원들[무비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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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내리세요. 나라도 안 갑니다." 최민식이 쏘아 올린 공의 후폭풍은 예상보다 거셌다.
이쯤 되면 '손석희의 질문들'이 아니라 '최민식의 질문들'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할 것 같다.
한시적이지만 최민식의 소신 발언과 여론에 이해 당사자가 응답한 것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최민식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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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기자]
“좀 내리세요. 나라도 안 갑니다.” 최민식이 쏘아 올린 공의 후폭풍은 예상보다 거셌다. 이쯤 되면 ‘손석희의 질문들’이 아니라 ‘최민식의 질문들’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할 것 같다. 판을 깔아준 사회자보다 최민식의 소신 발언이 일파만파 사회적 여론을 만들었으니.
방송 후 ‘돈값 하는 대배우의 사이다 발언’, ‘뭘 모르고 떠드는 헛소리’로 반응은 갈렸지만, 어쨌든 반가운 현상이다. 생산적 논쟁에 불을 붙인 거니까. 당장 CGV가 문화의 날 관람료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한시적이지만 최민식의 소신 발언과 여론에 이해 당사자가 응답한 것이다. 업계 1위답게 눈치를 챙기고 선수를 친 셈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최민식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만큼 절실하고 해법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과연 있을까. 그들에겐 밥줄이 걸린 문제다. 이들은 ‘좀 내리세요’에 대해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극장에 손님이 줄어든 게 비싼 관람료가 단독범인 것처럼 지목된 데 대한 불만이다.
한 임원은 “그럼 ‘범죄도시’, ‘파묘’ 같은 1,000만 영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라며 “인상된 관람료가 극장 허들을 높인 건 팩트이지만 그게 전부라고 할 순 없다. 복잡한 원인이 결합해 있다”고 말했다. ▲예상 못 한 OTT 플랫폼 등장과 ▲천정부지로 오른 배우 출연료와 제작비,여기에 ▲극장 상영작이 IPTV, OTT에 풀리는 인터벌이 단축된 점 역시 방문객 감소에 직격탄이라는 설명.
또 다른 멀티플렉스 직원은 “만약 여기서 티켓 가격이 10% 이상 깎인다면 그건 공멸하자는 얘기”라며 “인건비, 임대료, 자잿값 등 안 오른 게 없다. 비슷한 위기를 겪는 미국, 유럽 사례를 검토하며 자구책을 마련 중인데 솔직히 뾰족한 출구가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고가의 용역비를 들여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2D 관은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겠지만 아이맥스나 4DX, 스크린X 같은 체험관은 오히려 전망이 밝은 걸로 나온다. 극장이 단순히 영화 보는 곳에서 테마파크처럼 특별한 체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모할 거라는 예측. 이런 특수관에선 공포나 음악 관련 콘텐츠가 어울리는 만큼 이에 맞는 콘텐츠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2D 관은 가격을 내리고 체험관은 올리는 바벨 전략이 큰 틀에서 논의 중이다.
화천공사 출신의 한 전직 임원은 “외식 물가 대비 영화 푯값이 비싸게 느껴지는 건 관람 후 만족도가 100%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칫 시간과 비용을 날릴 수 있다는 낭패감이 가격에 포함돼 기회비용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 1만5,000원짜리 냉면은 맛과 별개로 최소한 포만감이 보장되지만, 영화는 잘못 고르면 ‘괜히 봤다’, ‘돈만 버렸다’는 불쾌함을 겪을 수 있어 다른 재화 대비 더욱 가격에 민감하다는 얘기다.
그는 “한때 부동산 개발 붐에 편승해 깃발 꽂기식으로 수요 없는 공급이 많았던 것도 부메랑이 돼버렸다. 이제 영화는 극장에서 볼 영화, 집에서 올레드TV로 볼 영화로 나뉜 것 같다”면서 “모두가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지만 불경기 쓰나미에 줄폐업하는 영화사, 극장들이 쏟아질 거다. 결국 IP, 실탄을 가진 자들만 살아남아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군가 망해야 공급 과잉이 해결되고 재정비된다는 섬뜩한 예측. 잔인하지만 선뜻 반박 논리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서야 최민식의 발언이 ‘다들 안전벨트 단단히 붙잡아라’는 경고로 들린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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