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안산 '방아머리항' 국가항 선정에 어촌 주민들 '환호'
해수부, 2032년까지 553억원 투입…市 "특화거점으로 조성"
(안산=뉴스1) 유재규 기자 = "대단히 환영합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소재 '방아머리항' 일대 주민들과 어업 종사자들은 해양수산부의 국가항 예비대상항 선정 소식에 환호했다.
28일 취재진이 찾은 방아머리항 주변은 횟집 6~7개 안팎으로 구성된 수산물직판장과 여객선 터미널 1곳이 존재해있다.
어부들이 배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는 횟집이 즐비한 이곳에 30년 간 같은 자리에서 횟집은 물론, 어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홍모씨(60대)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방아머리항이 국가 신규항으로 지정된다는 소식에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홍씨는 "어업 종사자들의 숙원사업이 드디어 해결됐다. 대단히 환영한다"며 격양된 어조로 기뻐했다.
홍씨는 "일찌감치 지정 됐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지금이나마 선정돼 기쁘다"라며 "이곳에 횟집을 운영하는 사람들 모두 어업활동 종사자들인데 똑같이 (기뻐하는)반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아머리항은 서해 다른 곳보다 조수간만의 차가 덜하다는 큰 장점을 지닌 곳이다"면서도 "동풍이 조금만 불어도 선박저반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가항으로 지정되면)오이도항, 월곶항, 소래포구항 등지에서 어업활동 하는 배들도 향후 (저반으로)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도에서 나고자란 홍씨는 28살부터 부인과 어업활동을 시작했고 방아머리항에서 줄곧 횟집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국가항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고령의 나이로, 먹고살기 힘듦의 문제로 대다수 어업 종사자들이 서서히 지역을 벗어나 겨우 남아있는 횟집은 6~7곳 정도다.
5톤급 규모 배를 이용한 어업 활동만 하는 사람은 15명 있어도 방아머리항에서 자리를 지키며 어업활동과 횟집을 동시 운영하는 홍씨의 경우처럼 크게 없었다.
홍씨는 "이제 60대가 됐는데 얼마나 어부활동을 더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아직은 개발단계 이전이다 보니 아직 감흥은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좋은 소식은 분명하다"며 "국가항 사업에 맞게 도로 확장·신설 등 인프라도 구축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방아머리항은 어업활동과 함께 대이작도, 승봉도, 풍도, 육도 등 도서지역으로 차량을 선박해 나가는 배들이 대다수다. 이때문에 아침과 저녁에는 여객선터미널과 수산물직판장 사이 20m 길목에 차량들로 빼곡하고 주말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주차공간도 부족해 혼잡 그 자체라고 홍씨는 설명했다.
방아머리항 내 여객선터미널은 주로 인천지역에서 출발한 배가 송도, 대이작도 등을 가기 위해 한 번 거쳐가는 장소로만 이용되고 있다. 여행객들이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객선터미널 관계자 역시 국가항 지정 사업의 실감은 크게 느끼지 못하면서도 "많은 이용객들이 찾을 것이라고 분명 예상한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지난 8일 방아머리항을 국가항 예비 대상지로 포함, 오는 2032년까지 국도비 553억원을 투입해 개발해 나간다.
경기도 내 국가항은 2008년 지정된 화성시 궁평항이 유일한 것으로, 16년 만에 방아머리항이 '도내 국가항 2호' 칭호를 얻게 된다.
국가항은 대한민국에서 이용 범위가 전국적인 어항이거나 도서·벽지에 소재해 어장의 개발과 어선의 대피에 필요한 항을 의미한다. 조건은 △외래어선 이용이 연간 110척 이상 △여객선 및 유·도선 운항은 주당 14회 이상 △배후인구 4000명 이상 등을 만족해야 한다.
해수부는 선정 과정에서 수산업이라는 본연적 기능에 더해 문화·레저·관광·해상교통 등의 조건을 두루 갖춘 어항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점 평가했다.
그 결과, 전국 지방어항 289개, 어촌정주어항 629개 등 총 1268개에 달하는 소규모항포구 가운데 방아머리항을 포함한 10개소만이 예비대상항(전략환경영향평가,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 등 협의 전단계)에 선정됐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방아머리항을 국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해양수산 특화 거점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해상교통관광, 친환경에너지, 해양레저, 해양생태관광, 해양안전교육 거점 등 6개의 테마를 갖춘 방아머리 지구로 구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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