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달 금리 빅컷 가능성, 美일자리 ‘10만명’ 붕괴 여부에 달렸다 [★★글로벌]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4. 8. 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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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폭 영향 줄 고용 ‘급속 냉각’
다음주 8월 비농업 고용지표서 확인
시장패닉 심리적 저항선은 ‘10만명’
7월 잠정치서 ‘붕괴 초읽기’ 들어가
축소 수정치 발표 시 43개월래 최저
8월 신규고용까지 10만 하회할수도
다음달 6일 발표되는 미국 노동부의 8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규 고용 규모가 10만명대 이상을 유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준 부의장 출신의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 글로벌 경제 고문은 “연준이 단일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지만, 8월 고용 지표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하 폭을 논의할 때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8월 지표에서 고용시장의 급속한 냉각이 판단되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0.5%포인트 ‘빅컷’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8월 고용 지표에서 ‘급속한 냉각’의 기준점은 무엇이 될까요.

매일경제가 최근 미국 고용지표 추세를 확인한 결과, 그 기준점은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가 과연 ‘10만명대’를 유지할지, 아니면 붕괴될지 여부에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10만명대가 위태롭거나 깨지는 수치가 확인될 경우 “연준이 빨리 진화에 나서야 한다”는 시장 여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미국의 고용 지표 흐름은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당장 다음주 6일 발표되는 수치에서 ‘10만명대 붕괴’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확인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2023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용통계 현황 벤치마크(수정치)를 종전 대비 무려 81만8000명 하향 조정했습니다.

해당 기간 노동부가 발표한 전망치 대비 비농업 신규 고용이 28.2% 축소된 규모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용시장을 강타한 2009년(-82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조정폭에 해당합니다.

월가는 고용 수치가 과장된 원인으로 ‘순출생-사망 모델’(Net Birth-Death model)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 고용통계국(BLS)가 개발한 이 모델은 쉽게 말해 하강(downturn) 등 경기 변동 국면에서는 신생 기업의 고용을 과대추정하거나 폐업으로 사라진 일자리를 과소추정하는 경향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BLS도 “역사적 패턴과 관계에서 산출된 모델인 만큼 경제적 전환점이나 급격한 트렌드 변화 기간에는 정확한 추정치 산출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2009년에 이어 15년만에 이토록 대규모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는 사실, 그리고 순출생-사망 모델이 경기 변동 구간에서 오류가 커진다는 점에서 지금의 미국 고용시장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매일경제가 BLS의 세부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올해 1~5월까지 비농업 신규 고용 축소폭은 24만2000명으로 월 평균 4만8000명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2분기 BLS의 전망치와 확정치 간 편차가 심했던 구간은 올해 4월로 최초 16만5000명으로 발표했다가 무려 5만7000명(35%) 감소한 10만8000명으로 축소 확정됐습니다.

10만8000명이라는 수치는 팬데믹 발 고용쇼크 여파가 이어진 2020년 12월(-24만3000명)의 역성장 이후 40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고용 실적입니다.

이런 충격적인 수치가 5월에 발표됐을 때 시장 발작을 일으키지 않은 이유는 당연히 ‘16만5000명’으로 과포장됐기 때문이죠.

상상을 해보시죠.

만약 5월에 미 고용통계국이 “4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전망치가 아닌 확정치인) 10만8000명이었다”고 발표했다면 30만1000명을 기록한 3월 대비 3분의 1로 추락한 지표에 주식시장은 이달 초와 같은 공포의 패닉셀링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10만명이라는 기준점은 외환시장에도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입니다. 월간 10만명을 기준으로 하회 시 거래자들은 미국 경제를 침체 상황으로 인식하고 미국 달러에 비해 더 높은 수익률의 통화를 선호하게 됩니다.

바이든 정부의 의도된 계산일까요.

이 같은 4월의 충격적인 하향 확정치는 넉달이 흘러 발표된 지난주 BLS의 1년 전체 확정치 발표에서도 81만8000명이라는 1년분에 가려져 그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 위험 구간을 발견해서 보도하는 것은 국내외 매체 중 매일경제가 처음입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시장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10만명대 붕괴’가 시나리오가 아닌, 이미 현실화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BLS가 이달 발표한 7월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인 ‘11만4000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올해 1~5월에 발생한 하향 조정폭이 월평균 5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7월 전망치가 1만4000명 이상만 축소 조정돼도 10만명대가 무너집니다.

공교롭게도 7월 전망치에 대한 수정치는 일주일 후인 9월 6일 발표될 8월 신규 고용 수치와 함께 확인됩니다.

비록 팬데믹 발발로 통계의 롤러코스터가 나타났지만 연준은 통상 고용시장에서 노동력의 자연 증가분을 모두 흡수하는 기준점으로 비농업 신규 고용이 ‘월간 10만명’ 이상 도달해야 한다고 판단해왔습니다.

10만명을 하회하게 되면 늘어나는 구직 수요를 신규 일자리가 따라가지 못해 실업률 상승을 유발한다는 것이죠.

총 5만6000명이 축소 확정된 5월의 경우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0%를 기록했습니다.

2만7000명이 하향된 6월의 실업률 역시 4.1%로 전월에서 또 올랐습니다.

다음주 수정치가 나오기 때문에 아직은 알 수 없는 7월 잠정치(11만4000명)도 6~7월 간 실업률 편차에서 대규모 축소 조정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BLS 발표에서 7월 실업률은 6월보다 0.2%포인트 점프한 4.3%까지 올랐기 때문이죠. 상당한 축소 수정치가 예상되는 실업률 상승 흐름입니다.

정리하자면 다음주 금요일 미국 고용지표의 관전 포인트는 <첫째, 7월 전망치에 대한 수정치가 10만명 아래로 깨질 가능성 > <둘째, 8월 신규 고용 전망치조차 10만명을 하회할 가능성> 으로 요약된다는 것입니다.

고용시장의 냉각 여부를 두고 다양한 시장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잠정치에 낀 미 노동부의 거품 통계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위기 수준을 낮춰서 보게 만드는 착시를 일으킨 게 분명해보입니다.

여기에 7월의 악화한 지표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은 허리케인 여파 등에 따른 일시적 침체가 반영됐을 수 있으니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주 미국 고용지표에서 10만명 붕괴를 확인하는 데이터가 나올 경우 이 같은 완화적 시각이 급격히 줄어드는(=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와 폭을 키우는) 강력한 위험 신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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