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자산에 가장 도전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엠블록레터]
이처럼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금이나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관심이 높아집니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생각에서죠. 물론 높은 변동성을 선호하는 단기 투자자들도 있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피해 대피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안전자산에 가장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법이 바로 탈중앙화 금융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잘만 쓰면 안전자산에서 오는 안정성과 도전의 댓가인 상대적 이득을 모두 챙길 수 있는데요, 하지만 반대로 불안하기만 하고 이득도 없는 결과를 낳을수도 있습니다. 특히 탈중앙화 금융은 잘 쓰려면 잘 알아야 하죠. 아래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금 투자의 대표적인 방법은 실물 금 구입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입니다. 실물 금은 우리 동네 주변의 금은방이나 은행을 통해 골드바를 구매할수도 있습니다. 실물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시 뿌듯함 또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와 거래세가 부과되구요, 보관도 어렵습니다. 금을 직접 갖고 있는데 금고 하나쯤은 필수겠죠?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ETF로 구매하거나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실물 금을 만질 때의 뿌듯함은 느낄 수 없지만 각종 세금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나중에 현금화도 편합니다. 각 상품별로 운용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크게 문제는 안되죠. 그러나 금 시세와 직접 연동된 상품인지, 다른 상품 또는 주식과 혼합돼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탈중앙화 금 투자는 금과 연동된 토큰을 발행해서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금 시세와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차익 거래를 통해 보정이 됩니다. 실물 금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 이슈로부터도 자유롭구요.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보편적인 문제인 상대방을 믿을 수 있느냐는,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여기에도 존재합니다. 믿을 수 있는 금 토큰 발행사여야겠죠.
현재 금 토큰은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티센의 자회사인 한국금거래소의 센골드가 있습니다. 센골드의 e금은 엄밀하게 말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토큰은 아니지만 크레더를 통해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변환해 전송, 거래할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 거래소 사용에 익숙하면 저렴한 가스비로 크레더의 NFT를 구매하는 방법으로 금 투자가 가능합니다.
해외에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에서 지난 3월 센골드와 유사한 형태로 골드 코인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 코인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탈중앙화 미국 국채 투자는 블랙록이 지난 3월 출시한 비들(BUIDL) 상품입니다. 블랙록의 첫번째 토큰화 펀드로 미국 국채에 주로 투자하며 매일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월별로 새로운 토큰으로 투자자들의 지갑에 지급합니다.
탈중앙화 채권 투자는 비들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이자 지급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복리를 보다 용이하게 구성할 수 있죠. 이는 결국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카운터파티 리스크도 블랙록이라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하지만 여기에도 역시 도전적인 위험은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의 지갑에 토큰이 저장되다보니 보안과 해킹 우려가 있습니다. 또 처분 또는 매각시 기존 채권은 채권 매매자들에게 익숙한 시장을 통해 진행하면 되지만 비들은 토큰을 청산하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번거롭다 하겠습니다.
점점 탈중앙화 금융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채권, 금에 이어 다양한 현실세계자산(RWA)이 탈중앙화 금융으로 포섭되면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지겠습니다. 하지만 도전적인 투자 방법임은 꼭 명심하고 주의점을 숙지해야겠습니다. 특히 주식 거래처럼 전통 금융사들이 수탁 또는 신탁해주는 것 대신 각자의 지갑에 토큰이 보관되는 만큼 보안에 대한 주의는 철저히 해야 함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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