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카페에 온 것 같아요"…GTX-A 개통 '구성역' 가보니 [현장+]
현대적인 마감·조명…"비용 절감까지"
개통 후 '수서~동탄' 구간 수요 늘었지만
여전히 예측치의 절반…"접근성 낮아서"
"언뜻 보면 기차역이 아닌 것 같아요. 마치 대형 카페나 백화점에 입점한 영화관처럼 보여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수서~동탄) 내 최근 개통한 구성역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세련된 공간을 참고해 역사를 디자인한 것 같다"며 천장 조명을 둘러봤다. 그는 "다른 기차역이나 지하철역은 내부가 다 비슷하고 삭막하다"며 "구성역은 분위기 자체가 확실히 다르다"고 전했다.
두 달 여전 개통한 GTX-A 구성역이 기존 기차역과 차별화된 내부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역사에서 쓰이지 않던 자재와 조명으로 색다른 시도를 했단 평가다. 다만 구성역 개통 이후에도 서울 도심지로의 낮은 접근성 등 노선의 한계점은 여전하단 지적이 나온다.
"노출 천장에 화들짝"…최근 개통한 '구성역' 직접 가보니
27일 오전 구성역에 내리자마자, 대합실로 향하는 연결통로까지 이어진 바닥 타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대다수 지하철역과 기차역 승강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황갈색 타일이 아니라, 세련된 느낌의 흑회색 타일이 깔려있어서다. 의외로 노란 장애인용 점자 발판과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연결통로 벽면도 색달랐다. 구성역 인근에 있는 탄천의 물결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흰색과 갈색의 골강판(물결 모양의 외장재)이 벽면 일부를 엎고 있었다. 천장 일부에도 같은 외장재가 설치됐다. 벽면에 붙어있는 '나가는 곳', '갈아타는 곳' 안내판만 없으면 기차역이 아니라 현대적인 신식 건물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용인에 딸이 거주하고 있어 구성역에 내렸다는 50대 오모 씨는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역이라 당연히 깨끗하겠지만, 실내 마감 때문에 훨씬 더 쾌적한 느낌이 든다"며 "이런 시도가 많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구성역이 다른 기차역보다 더 돋보이는 점은 단연 조명이다. 일반적인 형광등이 아니라 햇살과 유사한 조도의 간접조명을 기둥 위 등 역내 곳곳에 설치했다. 따라서 다른 역보다 다소 어둡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또 일부 안내판 위에는 별도 조명을 달아 이용객의 불편함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개찰구와 대합실을 이어주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위 천장이 압도적이다. 가운데가 뻥 뚫린 직사각형 형태의 커다란 천장 조명과 함께 양 끝엔 에스컬레이터 방향 그대로 길게 뻗은 직선 조명이 달려있었다. 이는 탑승 후 위를 올려다봤을 때 마치 비행기 활주로를 연상케 했다.
윤성민 국가철도공단 GTX사업본부 건축설비부장은 "에스컬레이터 천장부에 설치된 직선 모양의 이른바 '라인 조명'은 이용객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며 "천장에 따로 이동 방향 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 천장 층고도 더 높아져 이용객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탁 트인 개방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4번 출구를 꼽았다. 지상 출구로 나가는 에스컬레이터 위 천장 전체를 노출 천장으로 처리해 채광이 좋아서다.
실제로 이곳에 들어서니 흰색 벽면에 자연 채광이 들어와 마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유리 지붕에 입혀져 있는 대나무 잎 모양의 패턴도 인상적이다. 윤성민 부장은 "노출 천장의 가장 큰 단점인 과열을 막기 위해 특정 패턴을 넣었다"며 "지상에서 내리쬐는 햇빛의 30%만 투과할 수 있도록 해 단열 효과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연출한 이유는 사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에 따른 결과다. 윤 부장은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주요 자재인 천장 패널 사용을 줄이려고 했다. 그러다 천장 전체를 뚫어놓고 형광등 대신 공중에 매달린 형태의 조명을 설치하게 된 것"이라며 "향후 배관 등 문제가 생기더라도 즉각 확인 가능해 유지·보수 비용도 줄었다"고 말했다.
또 윤 부장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철도 교통 측면에서도 구성역의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산한 편이지만, 구성역은 이 지역의 교통 편의성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며 "SRT를 타고 동탄에서 내릴 경우 구성역을 이용하면 빠르게 죽전으로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GTX-A 개통' 만 6개월…"수요는 여전히 예측치의 50%"
GTX-A 노선은 최종적으로 경기도 파주시 운정역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사이 83.1km를 11개 역으로 이을 예정이다. 지난 3월30일 수서와 동탄 사이 구간만 부분 개통돼 현재 운행 150여일을 맞았다.
지난 6월29일 구성역 개통에 따라 수서~동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면서 이용객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GTX-A 수요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구성역 개통 전 GTX-A의 평일 기준 하루 이용객 수는 7722명으로, 당초 국토부 예측치(2만1523명)의 35.9%에 머물렀다. 개통 후 지난 25일까지 이용객 수는 1만1026명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예측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낮은 접근성'을 꼽았다. 수서에서 노선이 끊기다 보니 서울 내 도심지로 이동하려면 추가 환승을 해야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GTX-A는 올해 하반기 경기 파주 운정과 서울역을 잇는 노선이 추가 개통한 뒤, 오는 2026년 서울역과 수서가 연결된다. 그러나 강남 도심의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은 2028년 4월 개통될 예정이라 노선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선하 공주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전 대한교통학회장)는 "동탄에서 충분한 수요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 강남·서울역 등 서울 주요 도심 접근성이 현저히 낮고, 광역버스 등 다른 대체 수단은 많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당장 이용객 수가 늘어나진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수서~동탄 구간은 전체 GTX-A 노선의 일부다. 차례로 추가 노선이 개통돼 이어진다면 이용객 수는 자연스럽게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 도심지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지자체와 GTX-A와 기존 대중교통 간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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