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NASA’ 우주항공청 내년 예산 1조원 육박…발사체 개발 집중 투입
첨단 위성·달 착륙선 개발 본격적으로 나서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표방하며 올해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내년 예산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편성됐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등 로켓 분야에 총예산의 3분의 1이 집중 투입된다.
우주청은 올해(7598억원) 대비 27% 증액된 총 9649억원이 내년 예산으로 편성됐다고 28일 밝혔다. 우주청은 ‘한국판 NASA’를 표방하면서 지난 5월 경남 사천에서 출범했다.
내년 우주청 예산의 특징은 총액의 3분의 1 가량인 3106억원이 우주수송 역량 확대, 즉 로켓 개발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누리호를 2027년까지 반복해 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올해(937억원)보다 57% 늘어난 1478억원이 들어간다. 2032년 한국의 달 착륙선을 탑재할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는 올해(1101억원)보다 36% 증가한 1508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재사용 발사체 선행 기술 개발에 50억원이 신규 투자된다. 재사용 발사체는 한마디로 여러 번 사용하는 로켓이다. 일반적인 로켓은 한 번 지상에서 발사한 뒤 연료가 바닥나면 그대로 공중에서 바다로 버려진다. 새 자동차를 구매한 뒤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당연히 재사용 발사체의 발사 비용이 낮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재사용 발사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 딱 한 군데다. 1㎏짜리 물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릴 때 스페이스X 로켓인 ‘팰컨9’을 쓰면 약 2700달러(약 360만원)가 들어간다. 기존 로켓들의 20~30%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현재 세계 각국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우주청은 또 차세대 통신·기상 위성 등 첨단 위성 개발에 2123억원, 달 착륙선 개발과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건설 사업 참여에 543억원을 쓸 예정이다.
또 항공 분야 핵심 기술과 도심 무인항공기 개발 등 첨단 항공산업 주도권 확보에 405억원, 우주산업 관련 지역 거점 확보와 우주항공 부품 국산화 등 산업 생태계 조성에 1153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내년 예산 규모가 커진 만큼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 5대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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