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만에 결실 본 여야…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법안 통과키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개원식조차 없이 제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90일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민생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그간 갈등을 심화시켜 온 일부 법안들에 대해서는 내달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따라서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는 간호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 등 여야가 합의한 법안들만 처리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는 이들 법안 외에도 각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올라온 비쟁점·민생법안들을 위주로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가 전날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30여건이다.

이날 처리를 앞둔 간호법의 경우 의료공백 장기화로 현장에 투입된 진료지원 간호사 ‘PA(Physician Assitant) 간호사’의 진료 행위를 법제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간 여야는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어디까지 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해당 주택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로 최대 20년간 제공하는 내용의 전세사기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권을 갖지 못하게 하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도 통과시킨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날 본회의는 지난 제21대 국회 임기에서부터 이어져 온 여야 갈등이 수개월 만에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계기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여야는 방송 4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랑봉투법 등을 놓고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 법안은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돌아왔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해당 법안들을 내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우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에게 내달 2일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2024년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은 “원내대표들과 의장 간의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심각한 이견이나 갈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야가 갈등의 폭을 좁혔다고는 하나, 채상병 특검법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놓고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곧 열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담에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