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탑 본뜬 석재 3cm 훼손 굴삭기 기사에 1억원 손배소 건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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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탑을 본떠 만들던 석탑의 일부를 굴삭기 기사가 훼손했다며 약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석공 장인의 주장을 법원이 대부분 기각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9민사단독(김아름 판사)은 석공 장인 A씨가 굴삭기 기사 B씨를 상대로 9천94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B씨에게 860만원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석조각 장인인 A씨는 이 석재가 다보탑을 본뜬 석탑 제작에 사용될 예정인 문화예술품이고 이를 파손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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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다보탑을 본떠 만들던 석탑의 일부를 굴삭기 기사가 훼손했다며 약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석공 장인의 주장을 법원이 대부분 기각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9민사단독(김아름 판사)은 석공 장인 A씨가 굴삭기 기사 B씨를 상대로 9천94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B씨에게 860만원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소송 비용의 90%를 A씨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2020년 5월 4일 B씨는 경기 양주시의 한 도로에서 굴삭기로 보도블록 교체작업을 하던 중 공사 현장 인근에 있던 A씨의 석재를 건드렸다.
이 충격으로 A씨의 석재 모서리 부분이 3cm 정도 파손됐다.
석조각 장인인 A씨는 이 석재가 다보탑을 본뜬 석탑 제작에 사용될 예정인 문화예술품이고 이를 파손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재판부에 "하나의 암석을 절단해 2개의 원석을 만든 후 다듬었고 일부만 수리할 경우 가치가 크게 훼손된다"며 "이 석재는 문화예술품으로 A씨와 같은 문화재 수리 기능사 등 전문적 자격을 갖춘 석공이 가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석 구입비 3천190만원과 장인 석공 기준 노무비 6천750만원, 합계 9천44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B씨 측은 "석재 모서리 일부가 파손된 것에 불과하고 모조품의 일부로 예술적 가치가 없어 수리가 불가능하지 않다"며 "석재는 완성품도 아니었고 보호장치도 없이 야외에 적치돼 있어 피고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씨는 문화재 수리 기능사 자격을 갖춘 조각공인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A씨가 제작한 모든 석조각이 곧바로 문화예술품으로서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 사건의 석재는 다보탑을 본뜬 것에 불과해 독자적 예술적 가치를 가졌다거나 A씨 고유한 창의성을 표현한 문화예술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석재 2장 제작비용이 손해액이라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원고가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고가인 석재를 도로공사 인근 현장에 적치해 사고 발생에 기여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석재 1장을 제작하는데 1천295만원 비용의 70%를 피고들의 책임으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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