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부 개편, 민주주의 침해”…멕시코 “내정간섭 말라”

박병수 기자 2024. 8. 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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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사법부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간의 외교마찰로 비화했다.

미국과 캐나다 외교사절이 '사법부 개편이 민주주의 침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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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멕시코 시티/AFP

멕시코의 사법부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간의 외교마찰로 비화했다. 미국과 캐나다 외교사절이 ‘사법부 개편이 민주주의 침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주재 미국과 캐나다 대사를 겨냥해 “미국과 캐나다 대사관은 멕시코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22일 켄 살라자르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는 성명을 내어 멕시코 당국이 추진하는 판사 직선제에 대해 “멕시코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북아메리카의 경제적 통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그레이엄 클라크 멕시코 주재 캐나다 대사도 비슷한 비판을 내놓았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친 간섭주의적 태도” “오만한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 일인지 충고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그들도 상호주의에 따라 우리의 주권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이 멕시코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성명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그렇지 않고 그런 정책을 계속하는 한 대사관과 관계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두 나라와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관계 중단”을 제안한 것에 대해 “서로 냉각기를 갖자”는 뜻이라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고, 이번 일이 양국관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또 이날 오후엔 알리시아 바르세나 이바라 외교장관이 나서 소셜미디어에 “북아메리카 우리 친구들과의 관계는 최우선 순위이기 근본적인 것”이라며 “일상적 차원의 관계는 잘 움직이고 있고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멕시코의 주권을 최대한 존중하며 멕시코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하면서도 “판사 직선제가 사법부 부패도 사법부 강화도 이루지 못할 것을 심각히 우려한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멕시코 정부와 여당은 ‘사법부의 부패를 막겠다’며 임명직인 판사를 선출제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사법부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사법부 직원, 판사들은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을 위태롭게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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