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갈등 있지만…더욱 껴안는 한·일 코미디[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8. 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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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일본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한일 코미디가 적극적으로 껴안기 시작했다. 밀착하는 한일관계와는 또 다른 결이다. 밀착은 하지만 많은 현안이 쌓여있는 정치, 외교 분야와는 다르게 문화 특히 코미디 부문의 교류는 최근 들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금요일 23일 개막한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에는 해외 아티스트 중 일본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세 그룹의 아티스트를 하나로 묶어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라는 이름의 공연을 올렸다.

지난 24일 오후 4시, 25일 오후 7시 부산예술회관에서 열린 공연에는 일본 코미디의 진수를 확인하려는 관객들이 몰렸다. 마임을 주로 보이며 지난해에도 공연했던 가베지(GABEZ)와 근육 개그를 선보이는 이누(DOG), 테이블보 빼기에 특화된 웨스P(WES-P)는 말이 필요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24일과 25일 부산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공연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의 한 장면. 사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또 한 번의 조우는 이번 주말 벌어진다. 국내에서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와 일본의 요시모토 흥업이 한일 합작쇼를 열기 때문이다.

양 측은 다음 달 1일 서울 홍대 인근의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바보회의 presents 도쿄 코미디 라이브 in Korea supported by 메타코미디(御馬鹿 会 議 presents 東京お笑いライブ in Korea supported by メタコメディ)’를 연다.

일본 대표 요시모토 흥업은 콩트에 무게를 두고 19명의 코미디언의 한국을 찾는다. 토쿠이 겐타, 요시무라 타카시 등이 결성한 5GAP, ‘킹 오브 콩트’ 9대 챔피언 라이스, 서커스 연기의 하이킹 워킹, 만담팀 엘프 등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열린 한일 코미디 합작쇼 주요 출연 아티스트 이미지. 사진 메타코미디



이 공연은 이미 일본 현지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했고, 국내 공연 역시 오픈 직후 전석 매진을 달성해 국내 팬들의 인기를 반영했다.

지상파 차원에서의 교류도 이어진다. 이곳에서도 요시모토 흥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KBS2 ‘개그콘서트’는 다음 달 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제프 하네다에서 ‘개그콘서트 in JAPAN’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공연은 ‘개그콘서트’가 방송을 시작한 후 25년 만에 공식적으로 처음 해외에서 선보이는 공연으로 ‘데프콘 어때요’의 신윤승, 조수연, ‘심곡 파출소’의 박성호, 송필근, 홍현호, ‘소통왕 말자 할매’ 김영희, 정범균 등 현재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름들이 함께 한다.

일본에서도 부코페에 참여했던 웨스P를 비롯해 타바 겐지, 야마다 요시의 개그 콤비 ‘COWCOW’, 이치가와 고이쿠치, 쿠마다 마사시 등의 아티스트가 출연해 한일 대항전의 느낌을 낸다.

다음 달 5일 일본 도쿄 제프 하네다에서 열리는 ‘개그콘서트 in JAPAN’ 공연 포스터. 사진 KBS



한일 코미디 교류의 분위기는 일본 요시모토 흥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방송사보다는 제작사 중심의 일본 방송에서 요시모토 흥업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프로덕션이다. 일본의 가장 유명한 코미디 영화제인 ‘오키나와 국제영화제’를 16회째 개최하고 있다.

부코페 관계자는 “과거부터 요시모토 흥업은 부코페의 ‘프리페스티벌’ 격인 한일코미디페스티벌에도 함께 하는 등 교류를 이어왔다”며 “기본적으로 한국 코미디에 관심이 많고, 협업에 적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록 정치, 외교적으로는 독도 문제, 야스쿠니 등 전범 신사 참배 문제 그리고 최근 불거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 등의 갈등으로 부침이 크지만, 특히 코미디 부문의 교류는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 같은 동양문화권에 비슷한 장르를 수입한 관계이기도 한 한일 코미디의 밀착은 콘텐츠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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