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보도 탄압에…AI기자가 뉴스 전하는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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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7·28 대선'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 개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언론인들이 이를 직접 보도하는 대신 인공지능(AI)을 내세워 정부의 탄압을 피하고 있다.
기자가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대신 AI 뉴스리더가 대선 이후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 활동가와 언론에 대한 탄압을 매일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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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7·28 대선'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 개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언론인들이 이를 직접 보도하는 대신 인공지능(AI)을 내세워 정부의 탄압을 피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대선 이후 4주 간 부정 개표 논란이 계속되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인들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자 마두로 정권이 부적절하다고 간주하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언론인들이 AI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기자가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대신 AI 뉴스리더가 대선 이후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 활동가와 언론에 대한 탄압을 매일 보도한다. 이를 통해 기자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언론인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구금되거나 직장에서 쫓겨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국언론노동조합(SNTP)에 따르면 7·28 대선 이후 9명의 기자가 테러 혐의 등으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뉴스를 만드는 실제 기자들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AI 가상 기자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런 움직임에는 베네수엘라 언론사와 팩트체크 매체 등 20곳의 기자 100명이 동참했고, 이들이 만드는 뉴스는 친구를 의미하는 여성 아바타 '라 차마'와 남성 아바타 '엘 파나'라는 AI가 대신 보도하게 됐다.
이달 이뤄진 AI의 마수걸이 방송에서 라 차마는 "베네수엘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보도를 계속하기 전에, 여러분이 눈치를 못 챘을까 봐 말하는데, 우리는 '진짜'가 아니다"라고 자신이 AI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첫 보도로 "시위가 일어난 지 2주도 안 돼 1천명 이상이 구금되고 최소 23명이 시위 중에 숨졌다"라고 시위 탄압 관련 통계를 전했다.
AI 기자는 두 번째로는 더 위험한 주제를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이 야당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고 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엘 파나는 "희생자들은 모두 총기로 살해당했으며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경찰관, 군인 또는 '콜렉티보'라고 불리는 무장 세력이었다"라고 보도했다.
라 차마는 대부분의 희생자가 30세 미만으로, 15세 청소년도 살해당했다며 "그들은 이발사, 경비원, 학생, 건설 노동자, 노점상,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스포츠 코치 등 평범한 직업을 가진 노동 계층의 일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불과 며칠 만에 최소 15명의 어린이가 고아가 됐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의 저널리즘 플랫폼 코넥타스의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우에르타스 국장은 AI 사용이 "단순 눈속임이 아니라 언론인들이 베네수엘라서 일하면서 매 순간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박해와 억압을 피하기 위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독립언론 카라카스 크로니클스는 기자들이 AI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에 대해 "소식통들은 입을 열지 않고 있고 언론인들은 정부의 보복이 두려워 익명으로, 때로는 신분을 숨기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계정도 침묵하고 있으며 엑스(X·옛 트위터)와 같은 뉴스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도 차단됐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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