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기에 연예인 시구도 활활..구단도 스타도 니즈 맞으면 OK [Oh!쎈 초점]
[OSEN=김채연 기자] 프로야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첫 천만 관중을 목표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에도 프로야구 인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야구 예능은 더욱 활발해졌다. JTBC ‘최강야구’를 필두로 KBS1 ‘청춘야구단', MBN ‘빽 투 더 그라운드’ 등 야구선수들이 중심이 됐던 예능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티빙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 ENA ‘찐팬구역’ 등 스타 팬들이 직접 출연하는 예능이 늘었다.
과거 주말 경기에서나 볼 수 있던 연예인 시구도 훨씬 활발해졌다. 신인 아이돌 홍보는 물론, 드라마와 영화 홍보를 위해 시구에 나서기도 한다.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의 경우 맥주 ‘크러시’의 모델 계약을 맺으면서 부산광역시를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 시구를 진행했다.
배우 여진구는 영화 ‘하이재킹’ 홍보를 위해 고척돔으로 향했고, SBS ‘녹색아버지회’는 프로그램 및 다회용품 사용 홍보를 위해 출연진 차인표가 직접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선재 업고 튀어’ 인기에 힘입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시구 행사가 예정됐던 송건희는 해당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대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지만 약 2달 만인 8월 25일 시구를 진행하며 ‘승요’가 됐다.
수원특례시를 연고지를 하는 KT 위즈의 경우 같은 KT 계열사인 ENA, 지니티비 등의 영향으로 해당 프로그램 출연진이 시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직후 강태오의 시구는 물론, 최근에는 지니티비 오리지널 ‘유어 아너’의 두 아들 김도훈과 허남준이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이러한 시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이뤄질까. 한 연예소속사 관계자는 OSEN에 “보통 두가지의 경우가 있다. 구단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 소속사에서 구단에 제안을 하는 경우”라며 “구단에서 해당 아티스트가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거나 SNS에 해당 구단의 팬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경우에 먼저 제안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구단에서 먼저 제안이 오면 해당 아티스트의 의사, 팬심 등 서로 니즈에 맞춰서 진행한다. 반대로 소속사가 구단에 먼저 시구 제안을 넣으면 구단에서 검토를 해보고 니즈에 맞으면 섭외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서울 인기 구단의 경우 팬들의 참여가 많아서 그런지 현장에서 올라오는 사진, 영상이 바이럴이 된다. 시구를 잘하거나, 해당 경기가 박빙인 경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홍보사 관계자는 시구 행사가 아이돌 신곡 홍보 콘텐츠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보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컴백 이슈에 맞춰서 시구를 하나의 홍보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 같다. 팀의 승리 기원의 시발점이기도 하고, 이미지적으로도 ‘응원합니다!’, ‘승리해주세요!’ 등의 멘트가 대중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당 홍보 관계자는 “보통 시구 행사를 가면 5회 클리닝 타임에서 응원단상에 올라 노래를 선공개하거나, 아예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중을 직접 만나서 노래 반응을 보기에도 좋고, 또 최근에는 음악 방송을 제외하면 무대 공연이 많지 않아서 시구 행사와 함께 공연 목적으로도 많이 참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구단 캐릭터 마스코트와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행사로 활용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OSEN은 서울 구단 한 곳과 지방 구단 한 곳에 시구 섭외 등과 관련해 문의했고, 해당 구단의 시구 담당자들이 답변을 전했다. 먼저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한 구단의 시구 관계자는 연예인 시구에 대해 “구단의 제안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바뀐 것은 물론, 오히려 역으로 문의가 오기도 한다. 구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한 홍보를 활용하려는 부분도 느껴진다”면서 과거와 달리 섭외가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타 섭외도 더 쉬워지고 있다고. 서울 구단 관계자는 “확실히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고 관중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시구자들 측에서 적극적으로 섭외에 응하는 분위기”라며 “영화, 신곡, 드라마 홍보 등의 목적으로 역으로 시구 요청이 들어오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개연성을 중요시한다”라고 밝혔다.
시구 요청할 때 보는 조건은 첫번째로 ‘팬심’이라고. 서울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팀의 팬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타팀팬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시구자들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이밖에도 우리팀에서 시구를 할 때 스토리나 개연성이 있는지도 검토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방 구단 관계자는 “최근 구단의 순위가 높아지면서 연예인도 직접 팬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다"고 하면서도 "구단 팬인 경우에 스케줄 조정이나 섭외하기에 조금 더 유리한 지점은 있지만, 섭외 조건에서 큰 차이는 없다”라고 답했다.
지방 구단이기에 시구 섭외가 더 어렵기도 하냐는 물음에 해당 관계자는 “물리적인 거리가 있어서 연예인이 시구 행사를 오려면 하루 스케줄을 전부 비워야하는 경우가 많다. 스케줄 조정은 물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구단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방 구단 관계자도 가장 먼저 보는 시구 섭외 조건으로 ‘팬심’을 언급하며 “구단 팬이 최우선이다. 연고지도 함께 고려하는 편이고, 연고지가 고향인 경우 상대적으로 연예인들이 구단 행사에 부담을 덜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또 응원 분위기와 팬들의 함성이 전국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다 보니 함께 즐겨줄 수 있는 연예인을 선정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프로야구 시구 행사는 과거 지자체 단체장, 스폰서 관련 임원 등이 주로 나서면서 가끔 연예인 시구로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대중도 더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연예인 시구가 확실히 늘어났다. 실제로 서울의 한 프로구단의 경우 시구 제안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줄이 늘어져 있다는 후문.
시구 행사 섭외와 진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구단과 스타의 ‘니즈’다. 결국 서로 ‘윈윈’ 전략을 사용해 구단도 스타의 인기를 활용해 응원의 활력을 높이고, 스타도 최근 프로야구 흥행에 동행해 긍정적인 이미지와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 시즌 종료를 코앞에 둔 프로야구에 또 어떤 스타가 출동해 시구 이슈가 발생할지 기대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