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고 찍은 사진에 딴 몸이… 공포에 휩싸인 학교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3인 A(19) 양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인생네컷' 사진이 한 텔레그램 방에서 '능욕 사진'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졌다.
교복 차림 사진의 얼굴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음란물로 합성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었다.
경남경찰청은 경남 하동군 A 중학교 학생 5명이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고해도 텔레그램 추적 어려워
학생들 포기… 부모에 말도 못해
경찰, 향후 7개월간 집중 단속
고3인 A(19) 양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인생네컷’ 사진이 한 텔레그램 방에서 ‘능욕 사진’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졌다. 교복 차림 사진의 얼굴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음란물로 합성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었다. A 양은 28일 “텔레그램에 그런 능욕방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나 말고도 비슷한 피해를 겪은 여자애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아득했다”며 “부모님이 속상해하실까 봐 말도 못하고, 잡기 어렵다는 말에 신고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A 양뿐만이 아니다. 전국 학교에 ‘딥페이크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27일 딥페이크 성범죄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하자 이날 오전까지 단 하루 만에 무려 1200건에 달하는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최근 온라인상에 전국 초·중·고교 500여 곳의 명단이 담긴 ‘딥페이크 피해 학교 목록’이 올라오자 “실제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절반 가까이가 학생들의 신고이고, 초등학교도 있다”며 “텔레그램상에 유포되다 보니 (명단에 올라온 학교) 학생·교사 모두 본인이 피해자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주가해자와 주피해자 모두 10대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올해 딥페이크 피해지원 요청자는 781명으로 이 중 10대는 36.9%(288명)에 달한다. 이는 2022년 64명에 비해 4.5배로 폭증한 수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역시 10대가 전체(178명)의 73.6%(131명)에 달했다.
10대 여학생들은 SNS 계정을 비밀 계정으로 전환하고, 얼굴이 나온 게시물을 일괄 삭제하는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피해 학교 명단에 오른 서울의 한 고교 재학생 B 양은 “텔레그램 내 범죄는 추적도 어렵고 이미 다 퍼졌을 것이란 생각에 자포자기하고 있다”며 “다른 친구들도 본인이 피해자는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소재 고교의 C 양도 “담임선생님이 SNS를 자제하고 얼굴이 나온 게시물을 내리라고 주의를 줬다”고 전했다.
수사 선상에 오르는 학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경찰청은 경남 하동군 A 중학교 학생 5명이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피해 학생만 12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경찰청도 부산 일대 중·고교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10여 건을 수사 중이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2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4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채널 등 유사 사례들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 7개월간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 단속도 실시한다.
노지운·김린아·조율·조재연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대 딥페이크 성착취물 놀이로 여겨”...시민단체 ‘리셋’ 최서희 대표 인터뷰
- 딥페이크 제작·유포 ‘서울대 N번방’ 공범 징역 5년
- “1억4천만원에 아이 낳아주는 거대한 대리모 고급 실험실”…발칵 뒤집힌 中
- “신유빈과 ‘히죽히죽’ 셀카 찍었다고”…北 선수들 징역 10년, 심하면 정치범수용소로
- “여긴 동물의 왕국…돈 벌려고 성관계” 女 BJ 충격 발언
- “김어준의 힘을 빼자” ‘노사모’ 배우 문성근이 한 말
- 엔비디아 직원들, 주7일 일해도 회사 안 떠나…이유가
- [단독] 암사시장 야반도주 박씨, 21년전 ‘삼전동 살인’ 용의자였다
-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 “제작팀 내부에 스파이 있었다”
- 황정민 아나운서, 31년만에 KBS 퇴사…특별명예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