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구리 스크랩 6만8000t 위장 등 수법으로 밀수출한 업체 8곳 적발

세금 탈루 등 목적으로 수출 신고가 낮추기도
범행 도운 화물운송 주선 업체 직원도 송치돼

부산본부세관 홈페이지.

부산=이승륜 기자

허위 무역 서류를 제출하는 등 수법으로 구리 스크랩 6만8000t을 해외로 몰래 수출한 업체들이 관세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구리 스크랩은전선과 파이프, 건축자재, 전자제품 등의 소재로 쓰이는 구리 합금의 주원료다.

부산본부세관은 구리 스크랩을 철 스크랩으로 위장해 밀수출하거나 수출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방법으로 관세법을 위반한 경남, 경북 등 소재 8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998억 원 상당의 구리 스크랩 1만3000t을 철 스크랩으로 위장해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 4555억 원 상당의 구리 스크랩을 수출하면서 수출 신고 가격을 812억 원으로 낮게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이들은 매출을 축소 신고해 국내 세금을 탈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또 구리 스크랩을 철 스크랩으로 속여 무역 서류를 작성해 범행을 도운 화물 운송 주선 업체 직원도 붙잡아 입건하고 사건을 송치했다.

세관은 수사 대상 업체들이 과거에도 유사한 수법으로 구리스크랩을 밀수출했을 것으로 보고 여죄 등을 수사 중이다. 세관은 또 수출 가격 조작에 따른 차액 대금 1392억 원을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 등 수법으로 불법적으로 받은 업체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세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밀수출하려 한 구리스크랩 68t(6억 원 상당)을 선적 전에 압수했다"며 "구리와 같은 중요 자원이 무분별하게 해외로 유출돼 국내 산업에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정보 수집·분석과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