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계 가상자산 탈취액 3분의 1은 북 소행…올해 더 늘 것”

미 대북특별 부대표, 심포지엄서 밝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전세계 가상자산 탈취액의 3분의 1이 북한에 의한 것이었으며,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세스 베일리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는 27일(현지시각) 외교부와 미 국무부 공동 주최로 미국 뉴욕 힐튼미드타운 호텔에서 열린 ‘북한 가상자산 세탁 차단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한은 가상자산 탈취를 통해 전세계 안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고 있고 올해는 그 탈취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리서치업체인 TRM랩스의 지난 1월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세계 가상자산 탈취액의 3분의 1이 북한 해커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TRM랩스는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상반기 해킹에 따른 가상자산 탈취 규모는 13억8000만달러로 추정돼 전년 동기(6억5700만달러) 대비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탈취액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스 베일리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27일(현지시각) 외교부와 미 국무부 공공 주최로 미국 뉴욕 힐튼미드타운 호텔에서 열린 ‘북한 가상자산 세탁 차단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일리 부대표는 “가상자산 탈취는 북한의 비교적 새로운 수입원”이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자금의 40% 이상이 가상자산을 통해 조달된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한국·몽골 과장을 겸하는 베일리 부대표는 대북정책을 전담했던 정 박 대북고위관리가 지난달 사임하면서 현재 국무부에서 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최고위 인사다.

이준일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도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상자산을 탈취하고 있고, 탈취 자금의 상당 부분을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긴밀한 민·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외교부와 미 국무부를 비롯해 약 40개국에서 자금세탁 방지 관계기관 및 가상자산·결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현황과 민관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