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선거 전, 입헌민주당도 대표 뽑지만…추천인 확보부터 난항

홍석재 기자 2024. 8. 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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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치러지는 일본 입헌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 뜻을 밝힌 이즈미 겐타 현 대표. 유튜브 갈무리.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보다 나흘 앞선 다음달 23일 당 대표 선거를 치르는 제 1야당 입헌민주당 총재 선거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 의원 20명 확보 단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8일 입헌민주당 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각 진영이 추천인 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당 대표 출마를 위해서는 입헌민주당도 자민당과 같이 현역 국회의원 20명 추천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민당은 의원 수가 370여명이지만 입헌민주당은 136명(중의원 98명·참의원 38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입헌민주당에서 주요 후보로 꼽히는 이들조차 추천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마 의사를 굳힌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현 대표(50)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과 면담에서 “추천인이 부족해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당 대표를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즈미 대표는 “그동안 당 대표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모든 분들에게 진지하게 평가받아보고 싶다”고 말해, 출마 의지를 확인했다. 이즈미 대표는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 ‘신정권연구회’을 기반으로 추천인을 모으고 있다. 그룹에 소속된 전체 의원이 25명 정도지만, 이들 가운데 다른 그룹에도 소속된 이들도 있어 추천인을 확보하기 위해 접촉면을 최대로 넓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다노 유키오 전 입헌민주당 대표도 지난 21일 “9월 당 대표 선거에 입후보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엔 약세와 고물가가 국민 생활에 큰 타격을 주는 등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불신마저 높아져 역사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침체를 만들어낸 낡은 정치에 종지부를 찍고 새 시대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집권 시기였던 2011년 46살 나이로 최연소 관방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2020년 옛 민주당이 국민민주당과 합당하면서 같은 당명으로 재창당한 입헌민주당의 초대 대표를 지냈지만, 이듬해 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이 자민당에 참패를 당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에다노 전 대표는 당대 최대 그룹인 ‘생츄어리’(약 30명) 고문을 맡고 있지만, 그룹에서 단일한 지지를 끌어모으지 못한 채 중의원 사무실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민주당 집권 당시 정부를 이끌었던 노다 요시히코(67) 전 총리가 이들과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노다 전 총리가 출마 선언 뒤 추천인 모집을 본격화할 태세라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대표 선거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매몰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토론을 하면서 (자민당의 약점인) 정치와 돈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며 “여러 사람이 (당 대표 후보로) 손을 내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입헌민주당 여러 관계자를 인용해 “노다 전 총리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며 “그가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 교체 등을 내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외에도 입헌민주당에서 7개 정도 진영이 당 대표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의원 수를 봤을 때, 20명 추천인 확보 조건이 지나치게 높은 ‘벽’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추천인 수에서 같은 조건의 집권 자민당의 경우 의원 수가 2배 이상 많은 만큼, 입헌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자는 “자민당 의원 60명의 지지를 모으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당 대표 출마 뜻을 내비치고 있는 에다 겐지 중의원(68)은 지난 25일 “이미 말해봐야 늦은 상황이지만, 사전에 추천인을 왜 10명으로 낮추지 않았느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린 바 있다.

도쿄/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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