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바이든 정부, 2021년 코로나 콘텐츠 검열 압박”…공화당 눈치?
선거 기부도 중단…공화당과 관계 개선 시도 해석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1년 미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를 검열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큰손’ 기부자였던 그는 올해 선거에서 기부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공화당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CNBC, CNN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2021년 백악관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우리 팀에 유머와 풍자 등 특정 코로나19 콘텐츠를 검열하라고 수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압력을 가했고, 우리가 동의하지 않자 우리 팀에 많은 불만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콘텐츠든 삭제한 것은 결국 메타의 결정이었지만 정부의 압박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 뒤 “우리가 그것에 대해 더 분명하게 반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메타가 뒤늦은 깨달음과 새로운 정보의 이점으로 지금은 하지 않을 결정을 2021년에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우리 팀에 말했듯이, 나는 어느 행정부에서 어떤 압력이 가해져도 우리의 콘텐츠 기준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우리는 반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원 법사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짐 조던 하원의원(공화당·오하이오)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사위 내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서한을 공유하면서 “저커버그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페이스북에 미국인을 검열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의 서한에 대해 백악관은 당시 행정부가 “치명적인 팬데믹에 직면해 대중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장려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고 일관적이었다. 우리는 기술 기업과 다른 민간 주체가 그들이 제시하는 정보에 대해 독립적인 선택을 하면서 그들의 행동이 미국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21년 8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콘텐츠 규칙을 위반한 2000만건 이상의 코로나19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페이스북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플랫폼 전반으로 퍼지도록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저커버그는 서한에서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 목표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며 어떠한 역할을 하거나 남들에게 역할을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도 않다”면서 “이번 선거에선 지난 선거 때와 비슷한 기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법사위에 다짐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부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4억달러(약 5316억 원) 이상의 자금을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기부했다.
당시 저커버그 부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투표 파행 사태가 발생하거나 선거 공정성이 훼손되는 사태를 막는다는 취지에서 거액을 기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이 같은 지원이 민주당을 돕기 위한 불공정 행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조던 위원장은 페이스북이 정부와 공모해 공화당 성향의 사용자나 게시물에 대해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저커버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 왔다.
이러한 가운데 나온 이번 서한은 저커버그가 조던 위원장에게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전하면서 공화당 측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CNN은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다른 대형 기술 플랫폼들이 보수 진영에 반대하는 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난해 온 공화당 의원들의 심층 조사에 오랫동안 직면해 왔다”면서 “최근 몇 년간 의회 증언에서 저커버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대기업과 정책 입안자들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짚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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