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기밀 유출 정보사 군무원, 수억 받고 2017년부터 中 요원에 포섭”

국방부검찰단 조사 결과 발표
억대 금전 대가로 군사기밀 유출
촬영·캡처해 외부 유출
中클라우드로 우회 전달
돈은 차명계좌로 받아

군인 기밀 유출 그래픽 [연합뉴스]

지난 27일 구속기소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가 약 5년에 걸쳐 중국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군사기밀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그 대가로 수억대의 금전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방부검찰단은 A씨를 2017년께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 포섭돼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전을 수수하면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군형법상 일반이적 등)로 전날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군 검찰에 따르면 정보사 요원 A씨는 2017년께 중국에서 현지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포섭됐다. A씨는 2019년부터 해당 요원의 지시를 받아 기밀을 유출하기 시작했고, 그 대가로 억대의 금전을 차명계좌 등을 통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정보사 내부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군사기밀을 수집했다. A씨는 요청받은 기밀을 출력하거나 촬영, 화면 캡처, 메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해 영외 개인 숙소로 무단 반출했다. 반출한 기밀은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요원에게 전달됐다.

A씨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해 파일별로 비밀번호를 설정했고, 대화 기록은 삭제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왔다.

군무원 A씨의 군사기밀 유출 과정. [국방부]

‘자료 빨리 달라’ 요원 요구에 A씨 “돈 더 달라” 답하기도

군 검찰에 따르면 A씨와 요원이 나눈 대화에서 ‘최대한 빨리 보내달라’는 요원의 요구를 받은 A씨가 “돈을 더 주시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6월 정보 당국이 포착해 군에 통보하면서 발각됐다. 이후 초동 수사를 맡은 국군방첩사령부는 북한 관련 첩보 업무에 종사하는 요원들의 개인정보 등이 유출돼 한 중국인에게 넘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블랙요원’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첩죄는 적용 안 돼…北관련성 확인 안된 듯

앞서 지난 8일 방첩사는 A씨를 군 검찰에 송치하며 북한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군형법상 간첩죄를 포함했다. 하지만 기소 단계에서는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아 이번 사건이 북한 관련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