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이젠 가족에게 집중해야 할 때” 프로 데뷔 16년 만에 축구화 벗는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최근까지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34·폴란드)가 축구화를 벗는다. 프로 데뷔한 지 16년 만이다. 슈쳉스니는 “그동안 오로지 축구에만 집중했다”며 “이젠 가족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슈쳉스니는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2006년 축구 선수를 꿈꾸면서 아스널에 입단하기 위해 고향 바르샤바를 떠났다”며 “그것이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는 길이 될 줄 몰랐다. 세계를 대표하는 빅 클럽에서 뛰고, 또 폴란드 국가대표로 뛰게 될지도 몰랐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축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단순히 꿈을 실현한 것뿐 아니라, 역대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 훌륭한 동료들을 사귀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며 “축구는 제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저는 지금까지 제 모든 걸 다 바쳤다. 18년 동안 제 인생을 오로지 축구에만 집중했다”며 “제 몸은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제 마음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이젠 가족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 그래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역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슈쳉스니는 끝으로 “이 자리에 감사를 표해야 할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한 명 한 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며 “특히 함께 여정을 이어온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팬 여러분의 사랑과 미움, 응원과 비판이 있었기에 제가 존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앞서 슈쳉스니는 지난 14일 유벤투스와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올여름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들어간 유벤투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 지휘봉을 잡은 티아고 모타(41·이탈리아) 유벤투스 감독은 부임 후 곧바로 선수단 정리 작업에 착수하더니 슈쳉스니에겐 이별을 통보했다. 이후 몬차에서 활약하던 미셸 디 그레고리오(27·이탈리아)를 영입해 골문을 맡겼다.

이별 통보를 받은 슈쳉스니는 알나스르 등과의 관심을 받았고, 실제 개인 합의까지 맺으면서 이적이 유력했다. 하지만 유벤투스와 알나스르 간의 협상이 중단되면서 이적은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유벤투스와 계약을 해지한 슈쳉스니는 다시 이적을 추진할 거로 전망됐지만, 급작스레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08년 아스널에서 프로에 데뷔한 슈쳉스니는 브렌트퍼드와 AS로마 등에서 임대 생활을 하다가 지난 2017년부터 유벤투스에서 뛰었다. 프로 통산 533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그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회, 이탈리아 세리에A 3회, 코파 이탈리아 3회 등 우승을 경험했다.

슈쳉스니는 폴란드 국가대표로도 오랜 시간 활약했다. 지난 2009년 11월 캐나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통산 A매치 84경기에 출전했다. 이 기간 유로 2012, 유로 2016, 2018 월드컵, 유로 2020, 2022 월드컵, 유로 2024 등 메이저 대회에 참가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