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 그립+에르난데스 스위퍼=임찬규 슬라이더’ 5년 걸려 찾아낸 임찬규표 필승 변화구[스경X인터뷰]

이두리 기자 2024. 8. 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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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이두리 기자



프로 데뷔 14년 차, 임찬규(LG·32)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옛날 야구가 좋다’고 말하면서도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장착해 나가고 있다.

임찬규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하며 이번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LG 타자들이 유독 버거워하는 웨스 벤자민이 상대 선발 투수였기에 더 값진 승리였다.

임찬규는 32개의 직구와 24개의 커브,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18개를 던졌다. 이전보다 슬라이더 비중이 높아졌다. 임찬규는 경기 후 “(포수) 박동원 형이 오늘 슬라이더 사인을 많이 냈다”라며 “1회 KT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던진 슬라이더를 (박동원이) 받아 보고는 오늘 슬라이더로 키를 잡자고 얘기했고 그걸 믿고 던진 게 좋은 효과를 내서 범타가 많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원래 초구를 직구로 던지고 2구째에 대부분 커브를 던졌는데 높은 존에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가 이걸 커브로 착각해서 타격 타이밍이 늦더라”라며 “지금까지는 슬라이더를 던질 타이밍에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잡아내자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슬라이더가 손가락에 많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LG 임찬규. LG 트윈스 제공



임찬규는 최근 ‘임찬규 표 슬라이더’를 손에 익혔다. 팀의 에이스 외국인 투수들의 제구법에서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가져와 조합한 결과다. 그는 “디트릭 엔스 선수가 알려준 그립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선수가 스위퍼를 던지는 느낌으로 던져 봤다”라며 “한화전(지난 15일)에서 김태연 선수를 상대로 던지면서 알게 됐는데 시속 130km 초반으로 툭 던지면 슬라이더 형식이 되고 좀 세게 던지면 커터(컷 패스트볼)처럼 가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걸 시도한 지 5~6년이 넘었는지 이제 희망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LG 임찬규. 연합뉴스



KBO리그에 피치컴(투수와 포수 사이 사인 교환 기기)이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임찬규는 수신호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내가 옛날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옛날 야구가 좋더라”라며 “지금처럼 수신호를 쓰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치컴 수신이 잘 안 들리거나 하면 제 루틴에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라며 “어차피 나는 피치컴을 안 써도 주어진 시간 안에 던질 수 있어서 그냥 동원이 형을 믿고 사인을 보고 던지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9일 NC전에서 2.2이닝 동안 7실점하며 부진했지만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임찬규는 “NC전 때 구속도 잘 나오고 컨디션이 좋았다. 그 이후 세 경기 컨디션은 그저 그랬다”라며 “구속이 잘 나오면 빨리 지치고 안타를 많이 맞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서 구속이 시속 141~143km 정도 되는 날엔 제구가 오히려 정교해지더라”라며 웃었다.

임찬규는 전날 승리로 시즌 8승을 쌓았다. 그는 “올해 부상으로 빠지면서 경기를 많이 못 나갔는데 나갈 때마다 6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며 “승리는 운이 좋으면 많이 할 수 있는 거고 꾸준히 계속 던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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