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6배 더 주고 사줘야 하나”...제약사 ‘팔비틀기’에 비만치료제 가격 내린 미국
美대선마다 제약사 가격통제 압박
해리스 “부당가격 조사할 것” 경고
유럽社 노보 노디스크는 인하 거부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민주당이 최근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압박을 시도한 가운데 나타난 첫 조치로, 비만치료제 시장 포식자인 노보 노디스크는 아직까지 인하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약사를 상대로 한 가격인하 ‘팔비틀기’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후보들 간 단골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27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젭바운드의 비보험 적용 새 제품의 약값에 대해 2.5㎎ 기준 한달치 가격이 349달러, 5㎎ 기준은 549달러를 적용해 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젭바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인데 시중에서 ‘살 빼는 약’으로 유명하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적은 식사로도 오랜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줘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약값 인하 조치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의 전방위적인 비만치료제 약값 인하 압력의 결과로 나왔다는 분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6일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해 취임 100일 경제 구상을 공개하면서 고가 판매 제약사에 대한 단속 의지를 천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대선 후보 자격을 넘기기 전인 지난 7월 2일 USA투데이에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위원장인 버니 샌더스 의원과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비싼 약값으로 미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올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이 기고문에서 “미국민을 상대로 약값 폭리를 멈춰라” “이 회사들이 탐욕을 거두지 않으면 이들의 탐욕을 끝내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특히 유럽 회사인 노보 노디스크를 겨냥해 새 블록버스터 약물인 오젬픽과 위고비 개발이 제2형 당뇨병과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이었지만 정작 처방약 가격이 캐나다, 독일, 덴마크 등 주요국 가격보다 최대 6배 높게 적용됐다고 맹비난했다. “이런 비양심적인 가격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들은 “왜 버몬트와 텍사스 주민이 이 약을 파리 시민보다 훨씬 비싸게 사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이런 식의 비양심적인 가격 행위로 인해 미국 의료시스템이 잠재적인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2016년 대선 출마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경선 후보가 제약사 튜링의 높은 약값을 저격하자 튜링 측은 항생제 ‘다라프림’의 가격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한편 일라이 릴리가 가격을 낮추기로 결정한 비만치료제 새 제품은 기존 간편한 자동 주사가 아닌 유리병 형태로 판매돼 복용자가 직접 주사기를 구매해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제품이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복용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품 옵션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 회사인 일라이 릴리가 바이든 정부 압박에 즉각 자세를 낮춘 것과 달리 덴마크 소재 유럽 공룡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의 탁월한 효과로 인해 비만자들의 지출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논리를 들며 미국 정치권의 가격 인하 압박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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