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실적 부풀리기' 논란 IFRS17 개선안 10월까지 마련

김병환 금융위원장 "올해 말 결산부터 개선안 적용 목표"
"실손청구 전산화, 보험사 대표들도 준비에 총력 기울여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8.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실적 부풀리기', '고무줄식 회계'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보험사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10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해 올해 말 결산부터 적용키로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보험개발원에서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세 번째 일정으로 보험 유관기관 및 10개 보험사 CEO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IFSRS17은 자산 뿐만 아니라 보험부채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리적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이 자사에 유리한 계리적 가정을 통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보험산업은 장기산업이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산업이지만 2023년 IFRS17 회계제도 도입을 기화(奇貨)로 오히려 단기성과 상품의 출혈경쟁을 펼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FRS17 관련 개선과제의 경우 10월까지 검토를 마무리하고 10월 보험개혁회의에 상정해 올해 말 결산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험사의 준비를 당부했다.

IFRS17 제도 도입 이후 첫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건전한 수익증대와 부채관리 등 보험업계의 리스크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보험업계에 신뢰회복과 민생지원을 위한 노력도 요청했다.

그는 "보험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민원다발산업이라는 오명 등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신뢰가 낮은 이유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보험산업이 다른 금융업보다 훨씬 긴 자산운용 시계를 가진 만큼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임대주택에 대한 투자처럼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하면서도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달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포함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통해 보험사의 직접운영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보험산업은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종이지만 이는 그만큼 국민생활에 밀접하게 닿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이 힘들 때 도움이 되는 보험산업이 돼야 하고 그래야만 상생의 보험산업이 영속할 수 있다"며 정당한 보험금의 신속한 지급과 이를 위한 의료자문 개편, 손해사정제도 개선 등을 언급했다.

10월25일부터 시행되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와 관련해서는 "초기 인프라 비용 및 의료계와의 협조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4000만명의 보험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해달라"며 "시행기한이 정해진 만큼 직접 챙길 예정으로 보험사 대표들도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판매채널은 고객과의 접점이자 관계의 시작이므로 판매채널 제도개선은 언제나 보험산업의 중요한 과제"라며 보험 판매채널의 혁신도 주문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량력 확대에 따라 판매채널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 김 위원장은 "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부여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와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관리책임 부여 등도 열어두고 검토할 계획"이라며 업계에 의견수렴을 요청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그 유용성을 테스트하는 좋은 기회를 부여받은 만큼 대다수 국민들이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부터 보험료 체계 등 현황을 전면 재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업계에 전향적인 협조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보험의 역할을 보험금 지급에만 한정하지 않고 요양·간병·재활 등의 서비스를 보험상품과 결합해 제공하는 '보험의 서비스화'를 검토하며 '생애 전반의 토탈 서비스 제공자'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며 보험업권의 신탁 활성화와 연금전환·중도인출 등 생명보험금 유동화를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보험업계는 요양산업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회사 규정 및 겸영·부수업무 확대를 건의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대출 등 보험자산 유동화 방안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는 동참 의사를 밝혔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과잉진료 방지방안, 실손보험 비급여 관리 및 제도개선 방안, 해약환급 준비금 개선방안 등도 건의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최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IFRS17, K-ICS 관련 개선과제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향후 초고령사회에서 생보업계의 역할강화를 위해 실버·요양산업 진출 활성화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의료개혁특위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비급여 관리 강화 및 실손 상품구조 개선 등 공·사보험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제고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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