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재차 압박한 이복현 금감원장 "지배주주만 위한 합병에 투자자 실망"

김희래 기자 2024. 8. 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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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이틀 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합병이나 공개매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지난 26일 두산그룹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재차 반려한 이후 이틀 만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뉴스1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연구기관 간담회’를 열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심도 깊고 현실성 있는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엔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 한국ESG기준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을 비롯해 상장사 협회 임원 총 12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을 추진중인 두산그룹을 간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과 이달 26일, 두 차례에 걸쳐 두산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재편 계획을 공개했다. 연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1조3000억원이 넘는 밥캣을 매출 규모가 530억원에 불과한 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도다.

시장에서는 밥캣에 대한 두산의 간접지분이 13.8%에서 42.0%로 오르면서 총수 일가는 이익,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는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이 원장은 지난 8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두산 증권신고서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미비한 점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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