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관함식에 일본 함정 ‘욱일기 형상’ 자위함기 달고 올 듯

해군이 내년 5월 부산에서 광복 및 해군 창설 80주년 계기 국제관함식을 개최합니다.

미국과 호주 등 우방 및 방산협력국이 초청 대상이며,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이하 욱일기)’ 형상의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도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 달 2일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는 광복 및 해군 창설 80주년 국제관함식 예산 40여억 원이 반영돼 있습니다.

국제관함식 개최 시기는 광복 80주년(8월 15일)이나 해군 창설 80주년(11월 11일)이 아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가 열리는 5월 말로 정해졌습니다.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해양 방위산업 전시회인 MADEX와 연계해 국제관함식을 성대한 규모로 개최한다는 게 해군의 구상입니다. 해군의 국제관함식 개최는 2018년 이후 7년 만입니다.

해군 관계자는 “초청 대상국은 검토 중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주로 우방 및 방산협력국을 초청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미국, 일본, 호주, 중국, 캐나다,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수십개국이 초청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참가국 함정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거나, 입항하지 않은 채 부산 앞바다에서 열리는 관함식 해상 사열에만 참여하게 됩니다.

미국 해군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해 여러 척의 함정을 이끌고 참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우리 해군이 국제관함식을 개최할 때마다 초청 대상이었습니다.

1998년(김대중 정부)과 2008년(이명박 정부)에 우리 해군이 개최한 국제관함식 때는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이 참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국제관함식에선 우리 정부가 자위함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할 것을 요구했다가 일본이 반발하며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일본 해상자위대가 주최한 국제관함식에선 우리 해군이 자위함기가 걸린 일본 호위함을 향해 경례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현재 국가안보실장 겸직)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후 현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의 국내 입항에 대해 “김영삼 정부부터 시작해서 이후 각 정부에서 입항해왔다”면서 “자위함기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식 깃발이라는 것이 국제관례로 인정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며 역대 정부가 해 온 대로 국제관례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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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