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8곳 "AI 필요"… 실제 활용률은 고작 30%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활동에 인공지능(AI) 적용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활용률은 3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분야 활용률은 20%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기술과 정보기술(IT) 인프라 부족, 높은 비용 부담이 AI 활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전방위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이 최근 국내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78.4%가 "기업 생산성 제고와 비용 절감 등 성과향상을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30.6%에 그쳤다. 나머지 69.4%는 AI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AI 활용률이 23.8%로 가장 낮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28.7%, 중견기업 30.1%, 대기업 48.8%로 규모에 비례해 AI 활용률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기업 40.4%, 비수도권 기업 17.9%로 편차가 존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I 기술 인식 확산과 상용화에 따라 3년 전 조사(도입률 9.3%)보다 활용 기업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며 "기업들의 적용 노력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 촉진 방안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가장 큰 효과로는 '시간 단축(45.8%)'을 꼽았다. 이어 비용 절감(22.2%), 생산량 증가(11.8%), 판매량 증가(8.5%) 등이 뒤를 이었다.

AI를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AI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86.3%는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절반(49%)은 향후에도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로는 '기술·IT 인프라 부족(34.6%)'을 꼽았다. 이어 비용 부담(23.1%), 필요성 부재(21.9%), 신뢰성 의문(10.1%), 인력 부족(6.1%) 순이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AI 활용과 능동적 확대를 위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AI 분야 투자 및 R&D 지원(51.4%)'과 'AI 인프라 구축(25%)'을 꼽았다.

AI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 한 중소기업 담당자는 "최근 AI 관련 연구과제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며 "정부에서 다양한 AI 관련 신규 과제들을 구성해 기업들이 AI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공용 인프라를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기업 수가 적고 활용도 초기 단계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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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