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하이브vs민희진’…‘기습 해임’ 논란으로

어도어, 신임 대표에 김주영 사내이사 선임
민희진 “계약 해지 인정한 적 없어…법원 무시한 결정”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지난 5월31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시사저널 이종현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하이브와 공방을 벌여온 민희진씨가 어도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민씨 측은 "계약 해지를 인정한 적 없다"며 '기습 해임'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민씨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보도자료를 내고 "민희진이 자신의 의사에 의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프로듀싱(제작)만 담당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어도어 측이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로 김주영 사내이사(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선임하면서 "민 전 대표도 화상으로 참석했고 이사회는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밝힌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세종 측은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과 법원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것"이라며 "하이브가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민희진이 해지를 인정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세종 측은 "이사회 의장 김주영은 지난 24일에야 '대표이사 변경'이 안건임을 통지했으며, 이는 지난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하루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어도어 이사회의 절차상 문제도 거론했다.

민씨 측이 언급한 주주 간 계약은 '하이브는 5년 동안 민희진이 어도어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어도어의 이사회에서 하이브가 지명한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해임' 건으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시도했을 때 법원에선 이 안건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의 판단 이후 하이브는 지난 7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 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민 전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할 근거가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 측은 지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은 5월31일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전날 이사회 결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어도어 측은 "이사회는 경영과 프로듀싱을 분리하는 것이 어도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김주영 신임 대표는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관리(HR) 전문가로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 정비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